HUG가 악성 임대인 대신 돌려준 보증금 1.7조…회수율은 10% 미만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0. 1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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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전면부에 급매물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들어 8월까지 ‘악성 임대인’ 대신 임차인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 회수율이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악성 임대인으로부터 단 한 푼도 되찾지 못해 회수율이 0%인 경우도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 의원(국민의힘)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집중관리다주택채무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악성 임대인 수는 모두 374명으로 집계됐다.

HUG는 2020년 4월부터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 동안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악성 임대인)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2020년 83명이었던 악성 임대인 수는 2021년 157명, 2022년 233명으로 매년 빠르게 늘어났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매월 17명 이상씩 추가됐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이면 4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처럼 악성 임대인 수가 가파르게 늘면서 HUG가 대신 보증금을 준 가구도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 8월 기준 HUG의 악성 임대인 변제 세대수는 총 8476가구로, 지난해 말(4924가구)보다 3552가구가 증가했다.

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돌려준 변제액 역시 지난해 말 1조219억원에서 지난 8월 말 1조7143억원으로 7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회수액은 변제액에 비해 투머니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기준 회수액은 16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354억원)보다 32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회수액이 전체 변제액의 10%에도 못 미친 셈이다.

특히 회수율이 0%인 악성 임대인 수가 200명(53.4%)으로 집계됐다. 악성 임대인으로부터 한 푼도 되찾지 못한 사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8월 말 현재 미회수액은 1조5469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8866억원)의 2배에 육박한 수준으로 늘었다.

변제액 회수는 대부분 악성 임대인이 보유한 주택 경매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들이 보유한 주택 대다수가 빌라여서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김 의원은 “재무 건전성 악화로 보증 발급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HUG가 경매 이외에 보유한 구상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HUG는 연내 ‘악성 임대인’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공개 대상은 HUG가 운영 중인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전세금안심대출보증, 임대보증금보증으로 발생한 구상채무가 2억원 이상이거나 3년 이내에 2건 이상의 임차보증금반환채무를 불이행한 임대인이다.

요건에 해당하는 임대인을 대상으로 이행촉구와 소명 절차를 진행하고 2개월의 소명 기간을 부여한 뒤 임대인정보 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단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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