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뀐 폴란드, 국방 전략도 바뀌나… 韓 방산 ‘촉각’

박성우 기자 2023. 10. 1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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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 시각) 폴란드 총선(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한국 방산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간 국내 방산 업체들은 자주 국방력 강화를 기조로 내건 보수 집권 여당과 계약을 체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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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합, 460석중 248석 확보

지난 15일(현지 시각) 폴란드 총선(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한국 방산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간 국내 방산 업체들은 자주 국방력 강화를 기조로 내건 보수 집권 여당과 계약을 체결해 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진보 정당이 의회의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국가 방위 전략이 달라질 수 있게 됐다.

18일 폴란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족주의 우파 성향의 집권 여당 ‘법과 정의당’은 총선에서 764만854표(35.38%)를 얻어 단독 정부 구성이 어렵게 됐다. 극우 성향의 자유독립연맹당(154만7364표·7.16%)과 연합정부(연정)를 구성해도 과반수 의석 확보가 어렵다.

폴란드 개량형 다연장 로켓 '호마르-K'.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야권 연합을 구성하는 시민연합(662만9402표·30.7%), 제3의길(311만670표·14.4%), 신좌파당(185만9018표·8.61%)는 과반수 지지율인 53.71%를 확보했다. 야권 연합 수장인 도날트 투스크 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전날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폴란드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법과정의당이 지배하는 나쁜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8년 만에 야당 연합의 정권 교체를 앞둔 셈이다.

이런 총선 결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국내 K방산 업계에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우리 방산 기업들은 그간 군사력 강화를 위해 한국산 무기 도입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온 집권 여당과 협의를 해왔다.

시민연합 등 진보 정당은 막대한 비용 지출이 있는 폴란드의 국방 시스템을 감사해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었다.

도날두 투스크 제1야당 KO 지도자가 출구조사 발표 직후 V자를 그리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폴란드는 지난해 7월 국산 FA-50 경공전투기(KAI) 48대, K2 전차(현대로템) 1000대, K9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 648문 등을 수입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8월엔 K2 전차 180대(약 4조5000억원), K9 자주포 212문(약 3조2000억원), FA-50 48대(약 4조2000억원) 등 1차 수출 이행계약에 서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약 5조원)까지 합하면 17조원의 규모다.

현재 국내 방산 기업과 폴란드 정부는 K2 전차 820대, K9 자주포 360문, 천무 다연장로켓 70문 등 약 30조원에 이르는 2차 방산 계약을 논의 중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폴란드 정부가 3000톤(t)급 잠수함 3~4척을 새로 도입하는 3조원대 규모 ‘오르카 프로젝트’에도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나토 데이즈에 참가한 폴란드 공군 FA-50GF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방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출입은행의 자금 지원 한도가 차면서 2차 계약이 늦어지는 시점에서 폴란드 총선 결과는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국방에 대한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떠난 생존의 문제인 만큼 계약이 아예 취소될 가능성은 적겠지만, 최대한 빠르게 2차 계약을 마무리하는 게 안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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