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입시 유가 150달러"…고물가 쇼크 우려
고유가는 물가 자극해 경제 성장률에 악영향
한은, 내년 성장률·물가 전망치 수정 가능성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충돌에 국제유가가 재차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란 개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치솟으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은 지난 13일 전날보다 5.7% 급등한 배럴당 90.89달러를 기록하더니 16일에는 장중 한때 91.39달러를 터치했다. 브렌트유는 분쟁이 시작한 후 일주일간 7% 넘게 급증해 지난 2월 이후 최대 주간 오름폭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12월물도 지난 13일 장중 87.8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달 초 사우디라아비아의 감산 정책에 90달러를 위협하던 국제유가는 점차 안정세를 보이나 싶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에 다시 오름세로 전환한 상태다. 문제는 중동 전쟁으로의 확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의 상승 불씨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가자 지구에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전날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에 대한 '선제적 조치' 가능성을 경고하며 확전 우려를 높였다.
이·팔 충돌이 다른 중동 국가들에 번질 경우 유가 오름세는 더욱 가팔라지게 된다. 분쟁 장기화는 원유 수급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이란이 개입할 경우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로 이어지며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란이 세계 석유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조치에 나설 경우 글로벌 각국은 원유 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국제금융센터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시나리오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팔 분쟁이 단기전에 그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내에서 움직이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등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1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란 개입으로 원유수출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지면 150달러를 웃돌 것으로 봤다.
고유가는 수입물가를 자극해 무역수지를 후퇴시켜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민간 소비 위축까지 더해지며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린다. 경제 부진이 여전한 가운데 고물가는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의 물가와 성장률 전망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8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4%와 2.2%를 제시한 상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와 2.4%다. 하지만 이는 모두 올해 두바이유 가격을 배럴당 81달러로 전제했을 때 얘기다. 문제는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두바이유의 평균값은 이미 81.7달러를 가정치를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8월 시나리오별 전망을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 기후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하는 경우 주요국의 통화 긴축이 강화되면서 올해 성장률은 1.3% 중반으로 떨어지고, 내년 성장률은 2.1%로 기존 가정보다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물가 상승률은 기존보다 0.1%포인트 높아진 2.5%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가 움직임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80달러 중반을 넘어설 경우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해야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팔 분쟁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은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이달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유가 장기화는 글로벌 긴축을 연장시켜 우리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우리 정부 역시 높아진 국제유가 수준에 맞춰 정책을 다시 짜야한다"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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