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소매 판매 0.7% 증가…시장 예상치 웃돌아

미국의 소매 판매가 전문가들의 우려와 달리 지난달에도 탄탄하게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 시각)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소매 판매는 7049억달러로 전월보다 0.7%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2%)를 0.5%포인트(P) 웃돈 수치다. 지난 8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0.6%에서 0.8%로 상향 조정됐는데도 9월 소비가 전문가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식료품점에서 쇼핑하는 사람. / AFP 연합뉴스

소매 판매는 미국 전체 소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보통 경제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평가지표로 쓰인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연체율 증가와 저축 하락, 학자금 대출 상환 개시 등을 이유로 미국 소비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9월 소매 판매 지표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우선 노동 시장이 탄탄한 것이 소매 판매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9월에 미국 소비자들은 인터넷, 자동차 판매점, 건강 및 개인 생활용품 지출을 늘렸다. WSJ는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고가 품에 대한 지출이 놀라울 정도로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가 예상보다 탄탄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시장 안팎에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정책을 더 강하고 오래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9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13bp 오른 4.84%에서 거래됐다.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2bp 오른 5.12%로 17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ING의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나이틀리는 “국채금리 상승은 모기지 금리, 개인 대출 금리, 자동차 대출 금리, 신용카드 대출 금리를 더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