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수류탄에 몸 던져"…약혼녀 살리고 떠난 캐나다 청년

이·팔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유혈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신의 몸으로 수류탄을 덮쳐 약혼녀를 구하고 세상을 떠난 캐나다 청년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숨진 네타 엡스타인(우)와 그의 약혼녀 아이린 샤빗(좌). /사진=CTV 홈페이지 캡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유혈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신의 몸으로 수류탄을 덮쳐 약혼녀를 구하고 세상을 떠난 캐나다 청년의 사연이 전해졌다.

16일(현지 시각) CTV에 따르면 주토론토 이스라엘 총영사관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공격으로 인한 캐나다인 사망자 수가 5명으로 늘었다며, 이번에 확인된 21세 청년 네타 엡스타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네타는 하마스 공격이 시작된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공동 경작지인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안으로 던져진 수류탄으로 자신의 몸을 던졌다. 그는 함께 있던 약혼녀 아이린 샤빗을 구하고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의 어머니 아일릿 샤샤르-엡스타인 씨는 아들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네타는 "아랍어로 고함이 들린다. 총을 쏘고 있어요" "엄마, 그들(하마스)이 여기 왔어요" 2개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어머니 샤샤르-엡스타인은 키부츠 내 안전 가옥에서 친척들과 피신 중이었다. 그러나 곧 아들의 약혼녀 아이린으로부터 "공격대가 아파트로 쳐들어와 수류탄을 던졌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왔다.

이후 엡스타인은 약혼녀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 아이린은 "네타가 군에서 훈련받은 것처럼 수류탄 위로 점프했다"고 전했다.

네타의 어머니는 CTV에 "아들은 드넓은 가슴을 갖고 있었다"며 "외모도 속마음도 아름다운 아이였다. 첫 아이이자 우리 집의 첫 손자인 네타는 우리에게 큰 행복과 희망을 준 존재"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