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향한 비판, 손흥민은 지지 당부 "날카롭게 생각하지 않으시길"
한국 축구 대표팀이 파죽의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평가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른다.
올해 3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9월초 웨일스전까지 3무 2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역대 대표팀 사령탑 중 부임 후 5경기에서 무승에 그친 건 클린스만 감독이 유일하다.
그런데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실망이 커서 비난을 면치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잦은 해외 출장과 재택근무, 그리고 ESPN 출연 등 외부 활동까지 더해 논란에 휩싸였다. 대표팀과 무관한 업무를 보는 시간이 많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베트남전에서 6 대 0 대승을 거뒀다. 9월초 사우디아라비아전부터 3연승을 달리는 등 최근에는 경기력이 올라온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지만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감독님께서 매 경기를 치를 때마다 많은 이야기를 하신다"면서 "항상 소집 때마다 많은 것을 요구하시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하신다"고 전했다.
이날 승리 요인 역시 클린스만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감독님께서 강조하신 부분들이 선수들에게 잘 인지가 돼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면서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더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상대 뒤 공간을 파고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무실점을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사소한 것들도 많이 챙기려 하신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열린 튀니지전에서는 4 대 0 완승을 거뒀지만 다소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다. 대표팀은 전반 내내 공격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였는데, 후반 들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이재성(마인츠)과 자리를 바꾸자 공격력이 폭발했다. 그런데 이러한 전술 변화는 클린스만 감독의 지시가 아닌 선수들의 대화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재성은 전날(16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2선 자원들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인데 (이)강인이가 주로 오른쪽을 많이 소화했다"면서 "감독님이 자유를 주셨고, 선수들끼리 경기장에서 이야기를 하며 바꿔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율적으로 한 부분이 튀니지전에서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자율성이 높아진 반면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은 볼 수 없었다. 감독으로서 수행하고 있는 역할이 과연 무엇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너무 안 좋게 보시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 포지션에서는 모두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이)강인이가 가운데에 들어와서 플레이를 할 수도 있고, (이)재성이가 밖에서 플레이를 할 수 도 있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나도 경기가 안 풀릴 때 내려가서 플레이를 하면 재성이나 (황)인범이가 더 올라가서 뛸 때도 있다"고 자신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어느 포지션에 뛰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위치에 있을 때 우리가 약속된 플레이를 잘 인지하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에 손흥민은 "너무 날카롭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선수들이 각자 좋아하는 포지션이 다르고, 서로 다른 플레이를 펼치는 만큼 감독님께서 자유롭게 풀어주신다"면서 "모두 충분히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것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10골을 터뜨리는 화력을 뽐냈다. 이에 손흥민은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이다. 분명히 칭찬을 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놓친 찬스도 많았다. 결정력을 키우면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많은 골을 넣겠다는 약속은 못하지만 팬분들이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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