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 『있을 법한 모든 것』 구병모 “계속 일어나 촉발하고 솟아올라 다른 의자로 옮겨가는 소설” [김용출의 문학삼매경]
만약 2060년까지 살아있다고 가정하면, 그때 나이는 80대 후반이 될 텐데. 대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도저히 답이 없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한해가 다르게 체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절감하던 그였다.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우리들은 아이들한테 얼마나 큰 민폐를 끼칠 것인가. 암담했다.
“고령화 사회가 본격화된 미래를 자주 생각했습니다. 그때까지 과연 나는 살아 있을까. 우리는 지금 완전히 멸망을 향해 가기로 결심한 것 같은데. 우려보다는 체념과 관조에 가까웠어요.”
‘일거리가 떨어져 고민하고 있던 프리랜서 분장사에게 어느 날 한 아이가 찾아온다. 아이는 할머니의 외계인 친구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고, 분장사는 아이와 함께 소동극을 벌인다.’ 소설가 구병모는 처음에는 이 같은 휴먼 드라마 풍의 장편소설을 쓰려고 했다.
구병모는 근미래인 2060년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비극적 현실을 헤쳐나갈 사랑의 흔적을 찾아가는 단편소설 「니니코라치우푼타」를 지난해 발표했다. 작품은 김유정문학상과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특수 분장사인 ‘나’는 치매로 요양원에 있던 엄마로부터 어릴 적 만났던 외계인 ‘니니코라치유푼타’를 보고 싶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엄마의 기억 속에 존재했던 니니코라치우푼타라는 길고도 이상한 이름을 가진 외계인은 정말 실재했던 것일까.
남들 앞에서 모욕을 준 실장의 사과를 받아낸 뒤, 나는 그를 니니코라치우푼타로 분장하여 엄마에게 데려간다. 하지만 엄마의 기억은 이미 사라진 뒤다. 결국 엄마는 떠난 뒤 나는 뜻밖에 엄마의 오래된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그 낯선 니니코라치우푼타라는 말에서.
“누구도 그 이름의 의미를 알지 못하며 어떤 국가의 글자로도 쓸 수 없으나 태초에 우주 어디에선가 내려와 지금 이 자리에 실존하는 말. 세상 어느 민족에게서도 발견되지 않은 기원전 신화의 끝자락에서 왔을지도 모르는 이름. 낱낱의 발음을 입속으로 찬찬히 굴리는 동안 그것은 일자이자 진리이자 세계정신을 가리키는 다른 이름이 되었다.”(60쪽)
작가 구병모가 「니니코라치우푼타」를 비롯해 최근 몇 년간 발표해온 중단편 6편을 묶은 소설집 『있을 법한 모든 것』(문학동네)을 들고 돌아왔다. 소설집에는 미래 세계나 환상 세계는 물론 우리가 현재 발디딘 실재 세계까지 다채로운 모습이 담겨 있다.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온 작가 구병모는 이번 소설집에서 무엇을 갱신하고 혁신했을까. 그의 작가적 여정은 어디로 향해 가는 것일까. 구 작가를 지난달 22일 용산 세계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먼저 니니코라치우푼타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는지.
“만든 것이다. (어떻게?) 김유정문학상 심사위원들께서 이름을 어떻게 지었느냐고 물어보셨는데, 그냥 좋아하는 글자를 따서 지었다고 말씀을 드렸다. 생각해 보니까, 딱히 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일단 이름은 한 7, 8글자 정도로 길어야 하고, 인간계의 뜻을 담지 않되 무슨 뜻인지 알기 힘들게 해야 하며, 발음하기가 너무 어렵지 않게 받침 있는 글자는 한 번 내지 두 번만 쓰자. 본능적인 방법에 의해 지은 이름이었다.”
―소설 속 주인공 ‘나’가 분장실 실장과 다투는 모습도 인상적인데.
“일터에서 인간의 존엄은 무시되는 순간을 견디기 어렵다. 그런데 독자님들이 미처 캐치하지 못하신 부문이, 소설 속 두 사람은 40대의 사귀는 사이라는 점이다. 나이 40대의 연인들이 관계를 지속하면서도 서로에게 환멸을 느끼고 감정을 훼손해가며 다투는 일은 흔하다. 이들의 화해가 뜬금없어 보인다면, 공적인 부문에서 일로도 얽혀 있지만 실은 애초에 연인이었기 때문이다. (아, 그랬는가) 너무 티 안나게 쓴 것 같다(웃음).”
―개인적으로 SF적이면서도 현실성을 잃지 않는 밸런스가 돋보였다.
“만약 니니코라치우푼타가 실제로 존재한 외계인이라고 확정되면 본격 SF가 될 수도 있겠다.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면서, 이 외계인이 엄마 머릿속에만 있던 존재인지 진짜 만났던 존재인지 그 경계를 모호하게 지워버린 결과, 현실과 SF의 느낌을 모두 갖게 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
―비관적인 세계에서도 사랑을 통해 희망을 보게 되는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읽어주고 있는 것 같다. 다소 훈훈하게 끝난 것은 맞다. 다만 인물이 느끼는 감정의 정체와 근거가 회한인지, 혹은 사랑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인지는 괄호 속에 남겨두려 했다. 공감이나 메시지에 대해 딱히 염두에 두지 않는다. 만약 백 명의 독자가 이 소설을 읽는다면, 백 명 모두가 괄호 안에 각각 다른 말을 기입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반드시 사랑이나 희망일 필요는 없다.”
표제작 「있을 법한 모든 것」은 이야기를 만드는 이가 존재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야기다. 로맨스 소설을 의뢰받은 소설가 C는 잠에 들어서 꿈속에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를 보게 되지만 결말을 미쳐보지 못한 채 잠에서 깬다. 그는 이야기를 어디에서 본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떠올린 것인지 찾아내고자 있을 법한 모든 결말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무수한 세계인의 꿈속에 동시다발로 출몰한다는 점에서, 그에게 우주 어디에나 편재하는 신의 속성까지 부여하려는 주장마저 횡행한다. 신은 어디에나 있거나 어디에도 없다. 신은 어디에나 있는 동시에 어디에도 없다. 신은 세상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유의 개소리만 아니라면, 신이라는 주어와는 어떻게 갖다 엮어도 어지간하게 말이 되는 것 같아서, 어떤 사람들은 인류의 꿈속에 나타나는 신이 옆머리만 남은 대머리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격렬한 저항감 없이 받아들인다.”(112쪽)
“잡지 창간호에 소설을 써달라고 요청이 들어와서 승낙한 뒤, 잘 쓸 수 있을지 걱정이 돼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이 소설 첫 부분에 나온 그 꿈을 꾼 것이고, 꿈에서 깨어난 뒤 혹시 이런 영화 본 적 있냐고 가족에게 물으니까, 본 것 같기도 한데 확실히는 모르겠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식상하고 진부한 패턴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변주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했다. 마지막에 아이러니한 결말을 내는 것이 목표였다.”
―소설가가 주인공인데.
“꿈을 변주하는 이야기를 쓰려다보니 소설가가 주인공이 됐다. 소설가라면 그래도 평소에 조금 아는 직업이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치트키 느낌도 있었다. (해피 엔딩인데) 주인공이 몸부림과 노력 끝에 결국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클리셰를 선택했더라, 하는 느낌으로 썼다. 액자 안의 결말은 해피할지 모르지만, 액자 밖의 결말은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작품 「이동과 정동」은 반복되는 전염병으로 이동이 통제되고 특권층의 전유물이 된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다. 트럭 운전사 얼은 동료 운전사 샤드가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자 그의 행적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샤드의 실종에 명상을 통해 공간 이동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영성주의자들이 연루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런 세상이니까 무슨 일이든 못 일어나겠느냐고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면, 인간의 힘으로 저 건너편으로 이동하는 일 또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 없겠지요.”(233쪽)
―이동이 멈춘 세계라는 발상에서 팬데믹이 우선 떠올랐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었다. 당연한 줄 알았던 이동의 권리가 사라진 세상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봤다.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생각만으로 텔레포트 이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소설 속 영성주의자들이 등장하게 됐다. 편의상 그런 이름을 붙었을 뿐, 실제 세계 각지에 존재하는 영성주의와는 그 목표와 결이 다를 것이다.”
―소설집에 실린 작품 스펙트럼이 순문학이나 SF 등 다양해 보이는데.
“상상의 이야기면 뭐든 좋기 때문에 딱히 어느 장르가 좋고 나쁘고 그런 건 없다. 어떤 소설은 SF로 불리고 또 무언가는 판타지로 분류되지만, 평소에는 명확하게 어떤 장르라고 스스로 자각하면서 쓰는 일이 많지 않다. SF잡지에서 의뢰하여 쓴 소설이라면 마땅히 SF라고 생각하면서 쓴다. 다만, 이과적인 머리가 없는 내추럴 본 문과라서 이걸 섣불리 건드려도 될까, 과학적으로 결격 사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과 갈등은 늘 있다.”
―이번 소설집은 어떤 의미가 있을지.
“팬데믹 이후 처음 나오는 단편집이었고, 수록작이 큰 상을 받으면서 약간의 성취감을 주었다. 많은 독자님들의 사랑을 받은 기존 소설 속 세계에 안주하고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잘할 수 있는 것, 즉각적인 흥미를 유발하거나 직관적인 것에서 가능한 한 멀어지자는 마음으로 소설을 써왔다. 스토리의 결이 선명한 장편소설보다는 단편소설에서 여러 시도를 꾸준히 해왔고,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이 소설집이다.”
이와 관련, 그는 「작가의 말」에서 “너무 많다⋯다함이 없다. 지극을 잃었다”며 과잉 시대를 탄식하기도 했다. “뭔가 이대로는 좀 아닌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뭐가 아닌지 말해 보라면 순식간에 그것이 무엇인지 혹은 무엇이 아닌지 모르게 되고 마는 상태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잘 전해질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집 가운데 절반은 그 혼란의 메모들로 빚어졌다”고.
“너, 이거 갖고 집에서 뭐 하냐?” 어느 날 문방구 주인아저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가게로 와서 200자 원고지 100장을 사서 돌아가는 초등학교 여학생을 보며 물었다. 앳된 얼굴의 소녀는 짧게 대답했다. “그냥요. 제가 쓸 거예요.” 초등학교 5학년이던 소녀는 그때 이미 원고지 100매 안팎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어떻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긴 이야기를 쓰게 됐느냐고 묻자, 그는 “유년기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대답했다. 심지어 “스무 살 이전의 과거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건 물론이고 이야기하는 것은 더욱 좋아하지 않는다”고 출판사의 「어텐션 북」에서 밝히기도 했다. 대신 예시로서 소설 『소공녀』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들려줬다.
“『소공녀』의 주인공 세라는 다락방에서 친구 베키와 함께 상상의 힘으로 춥고 배고픈 현실을 잊으려고 했고,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인공 역시 아들에게 현실의 수용소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끝까지 게임인 것처럼 가장합니다. 어떤 상상의 계기는 고통에서 피어나지요.”
소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원고지에 이야기를 쓰고 찢고 또 썼다. 2년 정도 원고지로 글을 쓰던 그는 이후 학생노트에 썼고, 고교 2학년 때부터 286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써서 도트 프린터로 출력했다. 소설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원고지에 끝도 없이 이야기를 쓰던 바로 그때였다. 소설가 구병모의 원점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신춘문예에 응모하기 시작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신춘문예뿐만 아니라 문예지에도 응모를 이어갔다.
“당시에는 글 자체의 힘을 키우기보다는 상상력에 많이 의존을 했고, 여러 가지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상상을 풀어놓기에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지금은 판타지나 SF 등 여러 분야를 두루 포섭하는 작가들이 계시고 상상의 세계를 쓴다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은데, 제가 응모하던 시절에는 그게 대세가 아니었고요.”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잡지사와 출판사 등에서 일했고, 가족이 생긴 얼마 뒤 출판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양육과 집필, 응모를 반복한 끝에 등단했다.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구병모는 2009년 장편소설 『위저드 베이커리』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본격화했다. 이때 그의 나이 만 33세.
그는 이후 장편소설 『파과』 『네 이웃의 식탁』 『상아의 문으로』, 중편소설 『바늘과 가죽의 시』, 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 『그것이 나만이 아니기를』 『단 하나의 문장』 등을 펴냈다. 황순원문학상, 오늘의 작가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 세계를 조금 소개해준다면.
“독자님들의 표현으로는 캐릭터가 강한 소설, 독특한 소재를 이용해 환상과 현실을 접목한 소설이라고 하더라. 저 자신의 말로 설명하면, 한번 자리 잡고 앉아 있는 의자의 안락함을 버리고 계속 일어나서 다른 의자로 옮겨가는 소설을 썼다.”
―데뷔작 『위저드 베이커리』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는데.
“독자님들이 사랑을 보내주신 덕분에 다른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볼 수 있었다. 여러 고마운 일을 많이 경험했다. 그런데 데뷔작이 대표작이 되어버리고 끝나는 일은 세상 어떤 작가도 원치 않는다. 일단 여기서 벗어나야겠고, 어떤 방식으로 벗어날 것인가가 중요했다. 안 해본 것, 자신 없는 것을 주로 모색해왔다. 해본 것, 자신 있는 것이 될 때까지 계속해보고 싶다.”
“어떤 방식으로 잘 쓸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방법이나 원칙이 특별하게 있지는 않다.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라면 무엇보다 쉽게 읽히지 않는 문장을 쓰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 문장을 쓰는 일이 지금 제게는 주제의식이나 스토리나 다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하다. (좋은 문장을 위해 어떻게 하는지) 그 부분은 딱히 의도적으로 노력한다고 되는 것 같지는 않고, 추상적으로 들리겠지만, 일단 제가 원하는 분위기가 담겨 있는 책,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히지 않는 책을 쓴 작가들의 작품을 전작 도서한다. (어떤 작가?) 프랑스 작가 실비 제르맹(Sylvie Germain)와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 그 외에도 많아서 다 꼽을 수가 없다.”
이와 관련, 별책 부록 <어텐션 북>에서도 요즘 그가 장편 서사보다는 단편의 이미지와 사유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의 저는, 이야기라는 것 자체에 대해 뭔가 할말을 좀 잃었습니다. 제가 주안점을 두고 실행한다고 생각하는 부분과, 실제로 겉으로 도드라져 보이는 것 사이에 넓은 강이 흐르고 있어서일까요?⋯ 서사는 좀 내려두고 이미지와 사유에 집중하고 싶은데, 그게 가능한 것이 대체로 단편소설입니다.”(18쪽)
―작가 및 작품에 대한 비전이나 꿈이 있다면. 10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
“예전에는 꾸준히 오래가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등단 이후 14년간 쉬지 않고 글을 썼다. 단지 약속을 성실히 수행했을 뿐인데, 너무 많은 책이 나왔다. 이쯤해서 멈춰야 한다는 생각과, 그래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10년 뒤의 모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인터뷰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조금 느린 편이었다. 그런데 그 느낌이 조금 묘했다. 모든 것을 아는 것 같은 어떤 노숙한 경지가 보이는 듯도 했고, 다시 들어보면 깊은 첼로 소리 같기도 했다가 경쾌하게 내달리는 바이올린 소리 같기도 했으니. 마치 팔색조 같은.
그러거나 말거나, 소설가 구병모는 시계가 아침 6, 7시를 가리키면 어김없이 커피를 한 잔 책상 위에 놓고 컴퓨터를 켤 것이다. 무념무상으로. 자판을 두드릴 수도 있고, 아니면 무한 상상의 멍을 때릴 수도 있다. ‘집순이’로 특별한 취미 역시 없고. 밤 11시쯤 눈을 감고 이야기의 세계로. 있을 법한 어떤 것과, 있을 법한 모든 것 사이 어디쯤의. 촉발되고, 솟아오르고, 흘러넘치고, 울려퍼져서⋯.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사진=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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