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마지막 대업 도전… 아시아 기록과 함께 한화로 돌아올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 시절 KBO리그를 평정한 류현진(36)은 2013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당초 “메이저리그 구단 사이에서 큰 흥행이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지만, 예상보다 큰 포스팅 금액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게 시작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아냥을 뒤로 하고 첫 시즌인 2013년부터 14승을 기록하며 대박을 쳤다. 2014년에도 14승을 더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선수임을 입증했다.
어깨 수술 후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혹평에서 돌아와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 2020년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 그리고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까지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내달렸다. 그렇게 미국에서 10시즌을 뛰며 쌓은 기록은 제법 화려하다.
류현진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10시즌 동안 총 186경기에 나갔고, 딱 한 경기를 빼고 185경기는 선발로 나갔다. 메이저리그 통산 1055⅓이닝을 뛰면서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두 번의 장기 부상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 정도 성적을 낸 선수가 아시아 역사에 몇 없다. 어떤 방식에서 보면 최고 성적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조정 평균자책점(ERA+)에서 류현진은 122를 기록 중이다. 이는 한국인 역사상 최고 투수 중 하나로 뽑히는 선수이자, 아시아 선수 메이저리그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기록한 통산 ERA+(97)를 훨씬 상회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124승을 거둬 아시아의 전설로 남아있으나 통산 평균자책점은 4점대(4.36)이었다. 시대 상황을 보정한 ERA+에서도 류현진이 위다.
단순한 평균자책점만 따지면 아시아 역사에서 1위다. 메이저리그에서 700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4.00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아시아 선수는 류현진을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이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류현진이 가장 꼭대기에 있다.
2위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뛴 이와쿠마 히사시로 3.42를 기록했다. 이와쿠마의 ERA+는 111이다. 3위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뛴 구로다 히로키로 3.45의 평균자책점과 115의 ERA+를 기록했다. 4위는 여전히 현역인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로 2012년부터 올해까지 평균자책점 3.59, ERA+ 117을 기록 중이다.
5위는 지금은 일본에서 뛰고 있는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다. 다나카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3.74의 평균자책점과 114의 ERA+를 기록했다. 6위는 마에다 겐타(미네소타)로 2016년부터 올해까지 평균자책점 3.92, ERA+ 105를 기록 중이다. 여기까지가 커트라인이다.
그렇다면 류현진이 1위를 지킬 수 있을까. 류현진의 투구 이닝은 이미 1000이닝을 넘겼고, 그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류현진의 앞으로 투구 내용이 2013년이나 2019년을 재현하기는 쉽지 않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다. 류현진도 내년에 37세가 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노장 축에 속하는 선수다. 당연히 전성기만한 성적을 유지하기 어렵고, 3.27의 통산 평균자책점도 슬그머니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 올해 떨어진 구속에도 불구하고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이와쿠마에 추월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품어볼 수 있다. 현역 마지막은 한화에서 장식하겠다고 공언한 류현진에게,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남은 시간은 길면 3~4년에서 짧으면 1~2년. 아시아 기록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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