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어 제한 규정 못봤어" 쿠드롱, '같은 규정' 계약서에 2년 간 서명했다

권수연 기자 2023. 10.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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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쿠드롱ⓒ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쿨한 결별'을 택한 줄 알았던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은 국내에 법적공방을 남겨놓고 벨기에로 떠났다. 

지난 17일, 매일경제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이 프로당구협회(PBA)를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경기출전 허용' 가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드롱 측은 신청서를 통해 "PBA는 팀에 지명된 선수가 팀과 협상이 결렬되면 아예 개인투어 참여를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PBA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선수의 계약내용 선택 자유 및 계약체결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확히 3개월 전인 지난 7월 17일, PBA는 쿠드롱과의 투어 및 팀리그 협상 최종 결렬 소식을 전해왔다. 이로써 PBA 창단부터 네 시즌 가량 흥행의 중심에 서 있던 쿠드롱은 한국 프로당구를 떠났다. 

쿠드롱이 PBA를 떠난데는 당시 벌어진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의 개인 매니저를 사칭한 민간인 남성과의 갈등이 주 요인인 것처럼 퍼졌다. 그러나 쿠드롱은 PBA를 떠나기 전 이미 후원사인 김치빌리아드(대표 김종율)와의 계약 불발로 인해 갈등을 겪고 있었다. 

프레드릭 쿠드롱ⓒ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당시 쿠드롱의 계약 갈등은 스폰서 뿐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차 투어인 '실크로드&안산 PBA-LPBA 챔피언십'이 진행될 때까지 구단, 협회와의 합의점 또한 찾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스폰서 협상까지 결렬되고 민간인 시비 사건이 터지며 쿠드롱은 최종적으로 한국과의 결별을 택했다. 

이후 쿠드롱이 벨기에 3쿠션 팀에 재합류했다는 소식이 프랑스 당구 매체인 KOZOOM을 통해 전해져오며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들려온 쿠드롱의 법적공방 소식은 프로당구판에 또 다른 충격파를 던져놓았다. 

쿠드롱 측은 PBA가 근거로 들고있는 관련규정, 즉 '팀에 지명된 선수가 팀리그를 뛰지 않으면 개인투어 참여도 불허한다'는 규정을 본 적도 없으며 어떤 규정에 따라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17일, 본지와 연락이 닿은 PBA 측은 "쿠드롱의 가처분 신청 건은 사실이다. 아마 국내를 떠나기 전 소송을 준비한 것 같다"라며 쿠드롱이 제시한 팀리그 거부시 개인투어 출전 불허 조건에 대해서는 "해당 규정은 선수등록 시 선수가 직접 서명하는 규약에 모두 명시되어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PBA에 따르면 쿠드롱은 앞서 지난 팀리그 출범 2년 차인 2021년과 2022년에도 동일한 해당 규정이 명시되어있는 계약서에 직접 서명했다. 

또한 팀리그에 유사한 이유로 적응하지 못했던 타 외국인 선수들도 해당 규정을 모두 인지했고, 개인투어 출전 제한에 큰 이의제기 없이 투어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드릭 쿠드롱ⓒ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PBA측은 본지에 "쿠드롱은 똑같은 규정이 적힌 계약서에 2년 연속 사인을 했고, 올해는 처음부터 (해당 규정을 알고) 사인을 하지 않은 채 투어에 나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갑자기 규정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일단 가처분 신청을 떠나  PBA는 쿠드롱이 여러가지 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고 돌아와 좋은 선수로써 함께 해줬으면 하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쿠드롱은 올 시즌 계약금을 큰 폭으로 올려달라는 요구가 불발된 뒤,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일부 개인투어에 스폰서 패치 없이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PBA측은 "협회 측이 규정상 선수(쿠드롱)를 출전 금지시켰어야 했는데, 당시 선수에게 일부 끌려다닌 부분도 있었다"고 유감을 표했다.

상금 수입이 일정치 않은 타 선수들에게는 팀리그는 꿈의 목표다. 물론 일부 선수들은 팀리그에 입성하고,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미처 적응하지 못하고 PBA를 떠나는 사례 또한 종종 있다. 그러나 팀리그 거부와 개인투어 출전 문제로 법적 싸움까지 가는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아울러 PBA측은 "만일 우리가 쿠드롱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현재 PBA팀리그에 소속된 모든 선수들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개인투어와 팀리그를 주최하는 구단에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드롱은 지난 7월 열린 PBA 2차 투어 '실크로드&안산 PBA-LPBA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PBA투어를 떠났다. 3차 투어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부터는 출전 제한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만약, 쿠드롱이 PBA투어에서 재활동할 경우 선수보유권은 기존 팀인 웰컴저축은행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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