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처럼 '의대정원 확대' 한목소리, 결국 총선용?[여의도속풀이]

윤 대통령 소신 발표에 국힘 물론 민주당도 찬성 기류
여야 해법 둔 기싸움 감지…기승전총선 비판 넘어서야

의사단체가 정부의 국내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 추진에 단순히 수를 늘려서는 필수의료 공백 사태를 막을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의과대학./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 정원 확대 발언 이후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이번엔 정부와 의료계가 파업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의대 정원 확대 방안과 국립대 의대 복지부 이관 등에 대해선 일관된 입장이라 환영하지만 공공의대 신설, 지역의사제 도입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며 "정부의 최종 발표를 듣고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의견이 다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벌써 여야 간 기 싸움이 감지되는 등 결국 표심을 의식한 총선용이란 지적이 나온다.

의대 정원 확대 안건은 지난 16일 고위당정에서 테이블에 올랐다. 의료단체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정부가 의료 붕괴 상황을 막기 위해 2025학년도 대입 의대 입학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윤 대통령은 당장 오는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 1000명, 임기 내 최대 3000명 규모까지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 정원 확대는 윤 대통령의 오랜 소신이었다는 전언이 흐르면서 국민의힘은 이를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규정, 힘을 보탰다. 의사수 확대는 윤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의료 사각지대·공백을 없애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의지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야당도 거들었다. 다만 추가 꼬리표가 붙었다. 의대정원 확대는 물론 공공의료 인력 양성을 위한 국립보건의료전문대학교 설치, 지역 의사제 등이 주요 요구안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야의 물밑 신경전이 감지되는 등 총선 표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역 의대 신설은 지역의 숙원 사업 중 하나로 총선 표심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확대가 윤석열 정부의 사교육 카르텔 해체 교육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의료계는 필수·지방의료 살리기 정책이 선행해야 한다며 의사 인력이 성형외과·피부과 과목의 1차 의료기관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국민 설득과 함께 당장 의사단체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추가적인 대책 발표가 결국 매표 논란에서 벗어날 선결 과제가 될 것이란 평이 나온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