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우크라·대만 지원 1000억달러 패키지 예산 검토…하원 파행 지속

이스라엘·우크라 및 인도·태평양 안보 지원 예산 등 함께 요청
국경 안보 지원 예산 포함으로 처리과정 진통 최소화 계산
하원 리더십 공백 지속…공화 조던, 첫 본회의 투표서 하원의장 당선 고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대만 안보를 위한 1000억달러(135조6000억원) 규모의 패키지 예산을 의회에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 하원 파행이 지속되면서 예산안 처리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분쟁 중인 이스라엘 사태의 시급성을 감안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중으로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이번 예산이 1년 전체를 포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측에 모두 1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2016년부터 10개년 협정에 따라 미국 정부로부터 매년 38억달러를 안보 지원 명목으로 제공받고 있다. 의회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지난해 2월 이후 현재까지 모두 1130억달러의 예산을 승인했다.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스라엘 지원과 달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놓고 공화당 내부의 이견이 거센만큼, 두 예산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통을 줄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미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의 모습. 미 하원은 17일(현지시간)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투표를 진행했으나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 모두 과반 확보를 하지 못하면서 파행을 이어가게됐다. [AFP]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포함한 이들 예산 패키지가 처리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주 내 예산안이 제출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해당 예산에 우크라이나 및 대만 예산이 포함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경 문제와 관련해서도 비중있는 예산이 할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 역사상 초유의 하원의장 하임 이후 후임 선출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의 조속한 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부의 모든 예산은 하원의 승인을 받아야하는데, 하원의장이 공석인 상황에서는 하원 입법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기 때문이다.

이날도 하원은 공화당의 분열 속에 하원의장 선출에 실패했다. 미 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의장 후보로 추천된 공화당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놓고 선출 투표를 실시했으나, 두 후보 모두 의장 당선에 필요한 재적의원 과반 확보를 하지 못했다.

심지어 다수당 후보인 조던 법사위원장의 경우 당내 의원 20명이 이탈하며 200표를 득표, 당 소속 의원 전원의 지지 속에 212표를 얻은 제프리스 원내대표에 밀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미 하원은 18일 오전 11시에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2차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2주 전 하원의장을 축출한 이후 지금까지도 하원 리더십이 공백상태”라면서 “이로인해 의회는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