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긴 시신 널브러졌다” 공습 당한 가자병원, 최소 500명 숨졌다

팔 가자지구 보건부 발표…“최소 500명 사망”
“수백명 건물 잔해 밑에 깔려있어”
이스라엘軍 “믿기 어렵다…사실관계 확인 중”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발발한 지 열흘째인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이 발생한 후 가자지구 라파 난민촌에서 한 여성이 바닥에 앉아 울부짖고 있다. 이날 이집트에서 대기 중이던 구호물자 차량이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 통행로로 향하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스라엘군이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한 병원을 공습해 수백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 등 외신이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오후 가자지구 북부의 알 아흘리 아랍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고 최소 500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보건부는 "아직 수백명이 건물 잔해 밑에 깔려있다"고 했다. AP통신은 불길이 공습을 받은 병원 건물들을 덮쳤고, 찢긴 시신들이 곳곳에 널부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피해가 사실이라면 2008년 이후 가장 피해가 큰 이스라엘군의 공습이라고 이스라엘 현지 일간지 하레츠는 보도했다.

특히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과 요르단 방문에 하루 앞서 대형 악재가 터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이스라엘군의 이번 공습을 "병원 대학살"로 간주하고 사흘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아마스 수반은 18일 요르단 암만에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도 취소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마스는 이번 공습을 "대량학살"이라며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맹폭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최근 공습에서 그렇게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는 것을 믿기는 어렵다"며 "아직 구체적 보고를 받지 못해 현장 지휘부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마스로부터 종종 가짜뉴스가 나온다"고 덧붙였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공습이 발발한 지 열흘째인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 공습이 발생한 후 한 주민이 수색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밤새 폭격을 가해 최소 71명이 숨졌다. [연합]

한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11일째인 이날 양측의 사상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 7일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등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1000명 이상 어린이를 포함해 3000명 넘게 숨지고 부상자는 1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군인 299명 등 1500명 가량이 사망하고 약 4000명이 부상을 입었다.

가자지구에는 현재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등 200~250명이 인질로 억류 중이라고 하마스는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피랍 인질을 199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이스라엘군이 준비 중인 지상군 투입 여부나 시점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