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예선 REVIEW] 케인 멀티골 '쾅쾅' 잉글랜드, 이탈리아 3-1로 제압 → 유로 2024 본선 진출 확정!
[스포티비뉴스 = 장하준 기자] 홈에서 이탈리아를 완벽히 제압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잉글랜드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예선 J조 8라운드에서 이탈리아를 3-1로 제압했다. 잉글랜드는 이날 승리로 유로 2024 본선 진출이 확정됐고, 이탈리아는 다음 경기인 북마케도니아전이 중요해졌다.
홈팀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4-2-3-1 전형을 선택했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을 세웠고, 2선에는 마커스 래시포드와 주드 벨링엄, 필 포든을 내세웠다. 3선에는 데클란 라이스와 칼빈 필립스가 낙점을 받았다. 포백은 키어런 트리피어와 해리 매과이어, 존 스톤스, 카일 워커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조던 픽포드가 꼈다.
원정팀 이탈리아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4-3-3 전형으로 맞섰다. 스리톱에는 도메니코 베라르디와 잔루카 스카마카, 스테판 엘 샤라위가 나섰다. 2선에는 니콜로 바렐라, 브라이언 크리스탄테, 다비데 프라테시가 선택을 받았다. 포백은 데스티니 우도기,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조르조 스칼비니, 지오바니 디 로렌초로 구성됐다. 골문은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지켰다.
전반 14분 만에 스카마카의 A매치 데뷔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우도기가 빠르게 측면을 돌파했고, 패스를 몇 번 거쳐 오른쪽을 침투하는 디 로렌초가 뒷공간 패스를 받아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를 골문 앞에 있던 스카마카가 놓치지 않으며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선제의 주인공 스카마카는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22분 잉글랜드 수비수들을 앞에 두고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슈팅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잉글랜드는 빠르게 동점 골 기회를 얻어냈다. 27분 벨링엄이 이탈리아의 박스 안으로 단독 돌파를 시도했다. 터치 후 흐른 볼을 디 로렌초가 걷어내려 했지만, 벨링엄이 한 발 앞서 볼을 따냈고 디 로렌초에게 걸려 넘어졌다. 튀르팡 주심은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거친 뒤, 잉글랜드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케인은 깔끔한 동점 골을 넣었다.
35분에는 벨링엄이 포든에게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건넸다. 포든이 볼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경합을 시도한 우도기에게 몸싸움을 밀렸다.
39분에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벨링엄이 박스 안에서 드리블을 시도하던 도중, 스칼비니와 안면 충돌이 발생했다. 두 선수는 동시에 쓰러졌고, 주심은 잠시 경기를 중단했다. 다행히 두 선수는 의료진의 체크 후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후 두 팀의 전반전은 1-1로 마무리됐다.
후반 12분 잉글랜드가 이탈리아의 공격을 막아낸 뒤 역습을 시도했다. 포든의 패스를 받은 벨링엄이 치고 달리며 공간을 만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패스를 받은 래시포드는 박스 안으로 침투하며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돈나룸마가 손쓸 수 없는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잉글랜드가 역전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후반 17분에는 다시 한번 래시포드의 날카로운 슈팅이 있었다. 래시포드가 왼쪽 측면에서 디 로렌초를 앞에 두고 감아차는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1분 뒤 두 팀은 나란히 교체를 진행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스톤스 대신 마크 게히를 투입했다. 이탈리아의 스팔레티 감독은 우도기와 스카마카, 아체르비 대신 페데르코 디마르코와 알렉산드로 바스토니, 모이세 켄을 투입했다.
22분 포든이 강력한 슈팅으로 이탈리아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돈나룸마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잉글랜드는 기동력 강화를 위해 필립스 대신 조던 헨더슨을 투입했다. 헨더슨은 올여름 사우디 이적 및 정치적 발언으로 지난 14일에 있었던 호주전에서 홈 팬들의 많은 야유를 받기도 했다.
32분 케인이 결국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을 터트렸다. 최후방에서 날아온 롱 패스를 바스토니가 헤더로 걷어내려 했다. 하지만 오히려 백 헤딩이 되며 볼은 케인에게 향했다. 케인은 볼을 뺏기 위해 달려드는 스칼비니를 피해 볼을 툭 건드렸다. 스칼비니는 단숨에 벗겨졌고, 돈나룸마와 1대1 기회를 맞이한 케인은 가볍게 골망을 갈랐다. 다급해진 스팔레티 감독은 곧바로 베라르디 대신 자코모 라스파도리를 투입했다.
이탈리아는 동점을 위해 총공세를 펼쳤지만, 잉글랜드의 수비가 워낙 단단했다. 결국 이탈리아의 패스가 계속해서 부정확하며 잉글랜드에 쉽게 볼을 계속 내줬다. 잉글랜드는 래시포드 대신 잭 그릴리쉬를 투입하는 여유를 선보였다.
스팔레티 감독은 엘 샤라위 대신 리카르도 오르솔리니를 투입하며 공격에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여유 있게 볼을 돌리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이탈리아는 급한 상황에도 강한 압박을 시도하지 않았다. 45분 오르솔리니가 날카로운 오른쪽 측면 돌파를 선보였다. 그리고 공간이 생긴 켄에게 패스했다. 켄은 날카로운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픽포드 정면으로 향했다. 어어서 켄은 잉글랜드 수비를 앞에 두고 다시 한번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엔 게히가 육탄 수비로 막아냈다. 결국 경기는 잉글랜드의 3-1 승리로 끝났고, 잉글랜드는 유로 2024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운명이 엇갈렸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2021년에 열린 유로 2020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이날 경기와 마찬가지로 당시 결승 장소는 웸블리 스타디움이었다. 결승전답게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잉글랜드는 이날 경기에도 최전방에 케인을 세웠다. 반면 이탈리아는 로렌초 인시녜와 치로 임모빌레, 페데리코 키에사 스리톱을 내세웠다.
잉글랜드는 전반 2분만에 루크 쇼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이어서 두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고, 후반 22분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동점 골을 만들었다. 두 팀의 승부는 연장 후반이 끝날 때까지 균형을 이뤘다. 결국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는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이탈리아의 1번 키커로 나선 베라르디는 깔끔히 골망을 갈랐다. 잉글랜드의 1번 키커인 케인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페널티킥을 잘 차기로 유명한 선수답게 완벽한 득점을 만들었다. 이탈리아의 두 번째 키커로는 안드레아 벨로티가 나섰지만, 실축했다. 픽포드가 벨로티의 슈팅을 완벽히 읽어냈다. 반면 잉글랜드의 두 번째 키커인 매과이어는 깔끔히 득점을 성공했다.
잉글랜드가 앞서던 상황에서, 3번 키커인 보누치가 잉글랜드의 골망을 갈랐다. 그런데 3번 키커 래시포드가 실축했다. 당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 종료 직전, 승부차기용으로 래시포드를 투입했다. 하지만 래시포드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두 팀의 승부차기는 다시 균형을 이뤘다.
이탈리아의 4번 키커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는 이탈리아가 앞서가는 골을 넣었다. 반면 잉글랜드는 2연속 실축이 나왔다. 제이든 산초가 동점을 무산시키고 말았다. 여기서 잉글랜드에게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5번 키커로 나선 이탈리아의 조르지뉴가 실축한 것이다. 잉글랜드는 여기서 골을 넣는다면 다시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부카요 사카가 돈나룸마에게 막혔다. 유로 2020의 우승은 이탈리아의 차지였다.
이처럼 같은 경기장에서 이탈리아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던 잉글랜드는 완벽히 설욕에 성공했다. 이탈리아가 ‘불법 도박 스캔들’로 흔들리고 있는 틈을 타 완승을 따냈다. 최근 이탈리아 대표팀의 니콜로 자니올로와 산드로 토날리가 불법 도박 혐의로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뒤,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자니올로는 불법 도박장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토날리 역시 불법 도박 혐의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팀의 젊은 선수들이 빠져나갔지만, 스팔레티 감독은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4일에 열린 유로 2024 예선 7라운드에서 몰타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뒀다. 전반 23분에 터진 자코모 보나벤투라의 득점을 시작으로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 18분 베라르디의 멀티 골이 터졌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프라테시의 쐐기 골이 터졌다. 비록 몰타는 이탈리아에 비해 전력 상 아래에 놓인 팀이지만, 이탈리아의 분위기 반전은 분명 중요한 과제였다.
반면 잉글랜드는 이날 경기 직전, 호주와 친선 경기를 가졌다. 호주는 전력 상 잉글랜드에 비해 약한 팀이지만, 끈질긴 경기력을 펼쳤다. 잉글랜드는 결국 후반 12분에 나온 올리 왓킨스의 선제 결승 골로 힘겨운 1-0 승리를 거뒀다.
이처럼 두 팀은 맞대결을 앞두고 상반된 분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잉글랜드였다. 잉글랜드는 완벽히 복수에 성공하며, 이탈리아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탈리아는 이제 조 2위에 올라 있는 우크라이나와 2위 경쟁을 펼치게 됐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이탈리아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승점 3점이 앞서 있다. 이탈리아는 다음 달 18일에 북마케도니아를 상대로 중요한 일전을 펼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북마케도니아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에 이탈리아를 잡았던 팀이다. 그리고 21일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와 본선 진출을 두고 운명의 한 판 승부를 벌인다. 반면 이날 유로 2024 본선 진출을 확정한 잉글랜드는 두 팀의 경기를 편안히 관전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평점을 매겼다.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선수는 역시 멀티 골을 넣은 케인이었다. 풋몹은 케인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인 평점 9.0을 부여했다.
역시 케인다운 플레이였다. 케인은 평소 페널티킥을 잘 처리하기로 유명하다. 이날도 깔끔히 선제 골을 만들어내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그리고 추가 골 과정에서도 클래스를 엿볼 수 있었다. 케인은 스칼비니가 달려드는 수비를 펼쳤음에도 노련하게 스칼비니를 따돌렸다. 스칼비니의 경험 부족과 케인의 노련함이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이후 단독 돌파를 이어간 케인은 깔끔한 골 결정력을 선보이며 돈나룸마를 무력화시켰다.
케인은 올여름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토트넘 소속으로 13년 동안 단 한 개의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리지 못했던 케인은 우승 트로피를 위해 떠났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세 번이나 차지한 선수에게 적응기는 필요 없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7경기에 출전해 8골을 폭발하며 리그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또한 올여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한 벨링엄 역시 환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벨링엄은 이날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래시포드의 결승 골을 어시스트했다. 게다가 케인의 페널티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풋몹에 따르면, 벨링엄은 이날 88%의 패스 성공률을 선보였다. 또한 2번의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전 포든에게 연결한 센스 있는 로빙 패스는 최근 벨링엄의 경기력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또한 래시포드의 추가 골 과정에서 센스 있는 터치로 단숨에 공간을 만들어냈다. 풋몹은 벨링엄에게 평점 8.4를 부여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을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벨링엄은 현재 스페인 라리가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순간적으로 박스 안에 침투하는 능력으로 벌써 리그 8경기에 출전해 8골을 만들어냈다. 놀라운 것은 벨링엄의 포지션은 미드필더라는 점이다. 벨링엄은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며 향후 몇 년 간 잉글랜드와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 미래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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