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범 신한은행 홍콩지점장 "Dare Dream Do"… 글로벌 운동장 넓히자

홍콩=박슬기 기자 2023. 10. 1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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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홍콩서 발로 뛰는 K-금융인 릴레이 인터뷰②] 코로나 팬데믹에도 대출자산·순이익 성장세 지속

[편집자주]글로벌 IB(투자은행) 메이저리그인 홍콩에서 한국계 금융회사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홍콩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중심지다.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에서 K-금융의 위상과 경쟁력을 높이고 우량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이들을 만나봤다.

김진범 신한은행 홍콩지점장./사진=박슬기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문인성 KB국민은행 홍콩지점장 "넘버원 해외점포, CIB 경쟁력 키운다"
② 김진범 신한은행 홍콩지점장 "Dare Dream Do"… 글로벌 운동장 넓히자
③ 이수진 홍콩우리투자은행 법인장 "우량 자산 편입해 해외IB 영업 전초기지로 우뚝"

"똑같은 것만 반복해선 외연을 넓힐 순 없어요. '운동장을 넓히려면 늘 잘하는 일만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말자' 서승현 신한금융그룹 글로벌사업그룹장(부행장)이 항상 하던 말인데 저 역시 되뇌이고 있습니다."

총 118층으로 홍콩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국제상업센터(ICC). 실제로는 102층이지만 숫자 4가 들어가는 층을 없애 층수를 매겼다.

지난 9월5일 이곳 77층에서 만난 김진범 신한은행 홍콩지점장은 "한국에선 누가 더 빨리 트랙을 뛰느냐가 관건이지만 글로벌화는 우리가 플레이할 수 있는 운동장 자체를 얼마나 넓히느냐가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ICC에는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미국의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독일의 도이치뱅크, 신한·하나·농협 홍콩지점 등이 입주해 있다. 특히 신한은행 홍콩지점은 77층에 위치해 있어 홍콩섬의 화려한 마천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ICC가 완공되던 해인 2010년 신한은행 홍콩지점은 홍콩섬에 있던 사무실을 이곳으로 옮겼는데 당시 ICC 개발업체 측은 신한은행에 "한국 사람은 7을 행운의숫자라고 여기니 77층을 임대해주겠다"고 했다는 전언이다.
(왼쪽부터) 정찬희 신한은행 홍콩 IB(GIB) 센터장과 김진범 신한은행 홍콩지점장./사진=박슬기 기자


"꿈꾸고 도전하라"


신한은행 홍콩지점에 들어가면 세계 지도와 함께 굵은 글씨로 '데어 드림 두'(Dare Dream Do·도전하고 꿈꾸고 이뤄내라)라고 적힌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김진범 지점장은 "한국에서 지점장, 센터장 할 때부터 직원들에게 꿈꾸고 상상하고 도전해야지, 꿈만 꾸고 도전을 안 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해왔는데 여기서도 같은 맥락에서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싶어 붙여놨다"고 소개했다.

신한은행 홍콩지점은 최근 3년간 코로나 팬데믹에도 성장을 지속해왔다. 대출자산은 2020년 22억8600만달러에서 2022년 24억3700만달러로 6.6%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순이익은 4900만달러에서 5400만달러로 10.2% 늘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 이전에는 양행에서 홍콩에 현지법인을 각각 설립해 기업금융, 수출입 중심의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어 2006년 4월 통합 신한은행이 출범한 이후 중국 경제 성장과 홍콩 기반 투자금융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현지 법인 간 사업 중복에 따른 효율성 저하를 막고 전담 사업을 통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신한아주유한공사'(옛 조흥금융유한공사)는 투자금융업무를 전담하는 '홍콩IB센터'로, '신한유한공사'는 기업금융, 수출입 등 기업금융업무를 전담하는 '홍콩지점'으로 전환됐다.

홍콩지점의 IB업무는 홍콩지점 내 독립센터인 '홍콩IB센터'가 담당하는데 홍콩IB센터는 IB업무를 전담하는 신한은행 유일의 해외 IB센터로 APAC(아시아태평양) 지역 IB시장의 허브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로 론 비즈니스(Loan Biz), 채권발행 주선, 상장주식, PEF(사모펀드) 투자 등의 업무를 수행 중이다.

김 지점장은 "아시아 글로벌 금융허브와 중국 진출 관문인 홍콩의 전략적 가치를 감안하고 내부적으론 홍콩을 그룹 아시아 IB 허브(Group Asia IB Hub)로 육성하기 위해 2018년 11월 홍콩IB센터는 홍콩지점 내 독립 IB센터로 신설됨에 따라 홍콩지점은 명실공히 신한은행 해외 네트워크 중 가장 고도화된 조직구성을 기반으로 기업금융과 IB 특화 점포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장을 기반으로 직원 수도 꾸준히 늘려왔다. 신한은행 홍콩지점 직원 수는 2021년 48명에서 2022년 52명까지 늘었다. 본국 주재원 15명, 현지직원 39명이 근무 중이다.


"금융중심지는 여전히 홍콩"


홍콩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과 함께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홍콩 보안법 시행으로 홍콩 금융시장이 쇠퇴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외국인 투자자 자금도 홍콩에서 싱가포르 등으로 이탈해 금융중심지 축이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할 것이란 시각도 있었다.

김진범 지점장은 "홍콩 보안법과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일부 회사들이 홍콩을 떠나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여전히 홍콩이 싱가포르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대체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콩 거래소인 HKEX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싱가포르 대비 홍콩의 시가총액은 약 8.2배, 주식 일평균 거래량은 약 15.7배, IPO(기업공개) 자금 조달액은 약 6.2배로 여전히 우위를 보이고 있다.

법인세율을 보면 홍콩은 16.5%로 싱가로프(17%) 대비 낮은 데다 외국인 고용정책 등에 있어 홍콩은 싱가포르보다 국제 금융시장의 중심지로서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여전히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아시아 헤드를 홍콩에 두고 활발히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홍콩은 아시아 시장의 큰 축인 중국과의 거래에 있어 '슈퍼커넥터(Super connector)'로 평가받고 있어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 따라 중국 경외 위안화 거래가 홍콩을 통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싱가포르가 갖지 못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며 "홍콩과 싱가포르는 금융환경, 경쟁력에 있어 각기 나름대로 장점을 가지고 있어 어느 일방이 상대방을 대체한다는 개념보다 경쟁 관계이자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홍콩=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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