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관변단체 보조금 올해 777억…여 단체장 바뀐 곳 ‘급증’
지난 지선서 교체된 광역단체서만 36억 넘게 늘어 전체 79%
관리 부실·감사 소극적…용혜인 “정부, 관변단체와 카르텔”
한국자유총연맹(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새마을회), 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바르게살기) 등 3대 관변단체의 보조금 총액이 올해만 777억원으로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5년간 총 보조금은 3291억원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증가한 보조금 액수의 79%는 지난해 6·1 지방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뀐 지역에서 지급됐다.
경향신문이 이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행정안전부, 전국 광역·기초지자체(대구시 미제출)로부터 입수한 3개 관변단체 국가보조금, 지방보조금 총액 전수조사 자료를 함께 분석한 결과 올해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단체는 새마을회로 487억원에 달했다. 바르게살기는 166억원, 자유총연맹은 122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세 단체 모두 최근 5년 중 역대 최고액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바르게살기는 17억원, 새마을회는 14억원, 자유총연맹은 13억원이 상승했다.
세 단체에 대한 지방보조금 상승은 특정 지역에서 견인했다. 6·1 지방선거 결과 광역단체장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뀐 대전, 경남, 충남, 인천, 강원 등에서 보조금이 크게 늘었고, 부산·경북 등 광역단체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지역도 보조금이 늘었다.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광역단체장이 바뀐 곳에서 증가한 보조금 액수는 36억2744만원으로 올해 전체 상승분(45억7584만원)의 79.3%에 달한다.
보조금 관리는 부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국회에 제출한 보조금 액수와 관변단체들이 직접 제출한 보조금 액수에 차이가 있었다. 바르게살기는 지난 8월 국회에 낸 보조금 자료에서 예산액 기준 올해 42억원 보조금을 받는다고 했으나 이번 지자체 자료 합계에서는 166억원이었다. 자유총연맹은 올해 138억원을 받는다고 제출했으나 정부와 지자체는 122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운영비, 단순 보조 등에 대한 과도한 지원도 눈에 띄었다. 세 단체는 운영비로만 2019년 160억원, 2020년 165억원, 2021년 171억원, 2022년 188억원, 2023년 204억원을 지급받았다. 올해 기준 보조금의 26.3%를 운영비 명목으로 받았다. ‘민간자본사업보조’ ‘행사보조’ 등 사업명을 명시하지 않고 지원한 경우도 많았다. 새마을회 지도자 자녀에게 장학금으로 5년간 12억원을 지급한 사례도 확인됐다.
문제는 정부가 이들 단체 감사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행안부는 최근 10년간(지난해 9월 기준) 3대 단체에 대한 감사 내역은 없다고 밝혔다. 올해도 3대 단체의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검사는 2018~2022년에도 자유총연맹 1건, 바르게살기 1건씩만 시행했다.
감사원은 “2015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세 단체에 대한 감사원 지적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 6월 전국 비영리 민간단체의 지자체 보조금 부정 사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지자체 지방보조금 운영, 관리 기준도 강화하기로 한 것과 대조적이다.
용 의원은 “이번 전수조사 결과는 민간 시민단체를 이권 카르텔로 옥죄어온 윤석열 정부에 관변단체와 정부의 관계야말로 카르텔임을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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