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최강자’ 명성 여기까지? 7년만에 처음으로 돌풍에 흔들리는 휴스턴[슬로우볼]

안형준 2023. 10.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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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휴스턴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10월 1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휴스턴은 4-5 패배를 당했다.

1차전에서 저스틴 벌랜더를 내세우고도 패한 휴스턴은 2차전까지 내줬다. 안방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패한 휴스턴은 벼랑 끝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역대 포스트시즌 7차전 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의 시리즈 승리 확률은 무려 84%. 그리고 21세기 들어 0-2로 끌려가는 시리즈를 뒤집은 사례는 단 두 번 뿐이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디비전시리즈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꺾은 텍사스는 올가을 최고의 기세를 올리는 팀이다. 탬파베이와 볼티모어는 올해 아메리칸리그에서 정규시즌 승률 6할 이상을 기록한 둘 뿐인 팀들. 텍사스는 '정규시즌 최강팀'들을 모두 스윕승으로 제압하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그야말로 '웬만해선 막을 수 없는' 텍사스지만 상대가 휴스턴인 만큼 챔피언십시리즈 향방은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가을 휴스턴'은 그야말로 자타공인 최강자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아메리칸리그 팀들에게 가을 무대에서 만나는 휴스턴은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고 지난 6년 중 무려 4번은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휴스턴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아메리칸리그 내에서는 포스트시즌 시리즈 패배가 단 두 번 뿐인 팀이다. 휴스턴이 2017년 디비전시리즈부터 2023년 디비전시리즈까지 치른 아메리칸리그 내 포스트시즌 시리즈는 총 14회. 휴스턴은 14번의 시리즈에서 12승 2패를 기록했다.

휴스턴에게 패배를 안긴 두 팀은 2018년의 보스턴 레드삭스, 2020년의 탬파베이였다. 두 팀 모두 정규시즌 아메리칸리그 승률 단독 1위를 기록한 팀이었다. 바꿔 말하면 휴스턴은 아메리칸리그 내에서 14차례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업셋'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규시즌 6할 승률을 기록한 시즌들은 물론, 정규시즌 승률이 5할대 또는 4할대(2020년)였던 시즌조차도 리그 1위 팀이 아니면 패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번 시리즈의 향방은 예측이 어려웠다. 텍사스와 휴스턴은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나란히 승률 0.556을 기록했고 상대 전적에서 앞선 휴스턴이 타이브레이커 룰에 따라 지구 1위를 차지했다. 결국 텍사스는 휴스턴보다 순위가 낮은 팀이고 상대 전적에서도 밀렸다. 가을 무대에서 '약자'에게 전혀 자비를 보이지 않는 휴스턴이었기에 텍사스의 기세가 여기서 꺾일 가능성도 충분해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텍사스가 '빅게임 피처'들을 앞세워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원정 2승을 따낸 반면 휴스턴은 타선이 침묵하고 있다. 사실상 요르단 알바레즈 혼자 텍사스와 맞서 싸우는 모습. 호세 알투베, 알렉스 브레그먼, 카일 터커 등 해줘야 할 타자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디비전시리즈부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타율 0.200에 그친 브레그먼이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타율 0.250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알투베와 터커는 디비전시리즈보다도 페이스가 떨어졌다. 알투베와 터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각각 OPS 0.647, 0.508을 기록했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른 뒤에는 두 선수 모두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알투베가 볼넷 1개를 골라낸 것이 전부다. 이들의 반등 없이는 팀도 반전을 이루기 어렵다.

물론 아직 기댈 곳은 있다. 올해 휴스턴은 홈(승률 0.481)보다 원정(승률 0.630)에 훨씬 강한 팀이었다. 그리고 정규시즌 텍사스를 상대도 홈에서는 3승 3패에 그쳤지만 원정에서는 6승 1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했다. 올시즌 글로브라이프 필드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휴스턴인 만큼 원정에서 반전을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원정 3경기에서는 올가을 가장 부진한 선발투수인 프램버 발데스를 제외한 크리스티안 하비에르, 호세 어퀴디, 벌랜더 등 가을에도 기대할 수 있는 투수들이 등판한다는 점도 호재다. 3차전에서 부상 복귀전이 예고된 텍사스 선발 맥스 슈어저가 컨디션 난조를 보인다면 휴스턴이 단숨에 기세를 올릴 수도 있다.

지난 6년 동안 모든 아메리칸리그의 가을 돌풍을 잠재운 휴스턴이었지만 올해는 텍사스발 태풍에 휩쓸리고 있다. 과연 휴스턴이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휴스턴 애스트로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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