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러북 협력, 대가 치를 것"(종합)
김건 "러북 협력, 성공 가능성 전혀 없어"…성김 "北과 조건없는 외교에 열려 있어"
(워싱턴·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김현 특파원 = 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핵수석대표가 17일 양자 및 3자 협의를 갖고 북한과 러시아간 무기 이전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등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김 대표의 초청으로 개최된 협의에서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3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들은 한반도의 최근 상황과 북러 관계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이들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인도·태평양과 유럽, 전 세계의 안정과 안보를 위협하며, 그로벌 비확산 체제를 훼손하는 북한과 러시아간 무기 이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최근 몇 주간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의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이같은 무기 반입은 위험하고 불안정하며, 러시아의 잔인한 전쟁을 장기화해 인명 피해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북한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과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이 세계 평화와 번영에 미치는 위협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3국 수석대표들은 중국의 북한 주민 강제 북송 보도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다. 김 대표는 미국은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외교적 관여를 하는 데 열려 있다고 거듭 밝혔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이들은 북한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하려는 계획에 관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것을 약속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협의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장비·무기류를 제공하고, 러북 간에 특정 핵·미사일 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건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우리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우린 그 대응을 위해 계속 공조할 것"이라며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래 전쟁 장기화의 영향으로 탄약 등 물자가 부족해지자 북한을 그 공급선으로 택했단 의심을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3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담긴 인공위성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북한은 고조된 안팎의 위기로부터 출구를 찾기 위해 러시아에 접근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을 모면하기 전술의 일부"라며 "그러나 성공 가능성은 전혀 없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결의가 그들의 핵야욕보다 더 강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이 최근 헌법에 '핵무력 정책'을 명기하고 이달 중 정찰위성의 3차 발사 시도를 예고한 데 대해서도 "무모한 행동"이라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강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일 3국 간 관계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은 지난달 9~10일 실시된 한미일 3국 해상전력 간의 해양차단훈련과 미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의 12~16일 부산 기항에 대해선 "한일 양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분명히 현시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 김정은(노동당 총비서)은 주민들의 생계를 희생시키고 인권을 침해하며 핵망상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지난 30여년간 핵개발을 통해 정권을 강화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그들이 목도한 것은 불안하고 파탄 난데다 고립된 채 암울한 미래에 직면한 정권이다. 이는 진전이 아닌 퇴보의 역사"고 거듭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중국 내 탈북민의 강제 북송 정황과 관련해선 "강제 북송은 국제적으로 확립된 규범인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런 비극이 계속된다면 통탄할 일이다. 우린 중국 측에 이 문제를 제기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날 한미일 협의에 앞서 진행된 나마즈 국장과의 한일 북핵수석대표협의를 통해서도 △러북 간 군사협력 동향에 관한 정보 공유 및 공조를 지속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과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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