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총 60조 증발…분쟁과 전쟁 사이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채권시장의 수익률 상승과 함께 혼조세로 돌아섰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6일 이후 다시 11일 만에 다시 4.8%로 올라섰다. 엔비디아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규제를 강화한다고 전해지면서 5% 가량 급락해 시가총액이 60조원 이상 증발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DJIA) 지수는 전일보다 13.11포인트(0.04%) 오른 33,997.65를 기록했다. 하지만 S&P 500 지수는 0.43포인트(0.01%) 하락한 4,373.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도 34.24포인트(0.25%) 내려 지수는 13,533.75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채권시장이 주도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12.4bp나 급등한 4.83%대로 올라섰다. 채권금리 급등은 지난 9월 소매판매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나타났다. 9월 소매판매는 0.7% 증가해 전문가 추정치인 0.3%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자동차를 제외한 판매도 0.6% 증가해 예상치인 0.2%를 세 배나 앞섰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인 데이비드 러셀은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며 "3분기 세 가지 소매 판매 보고서는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으며, 이는 이번 달 말에 강력한 GDP(국내총생산) 수치를 달성할 궤도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가 너무 뜨겁게 유지되는 것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1월에 있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긴축정책을 완화할 이유가 없게 만들 수 있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다시 한 번 올리게 된다면 경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그것이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는 의미다.
미국 상무부는 인공지능 칩과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에 대한 제한을 강화했다. 새 규제는 1년 전 발표된 수출 통제의 허점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중국 군대가 첨단 반도체와 칩 제조 장비를 수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연이어 발발하고 중국이 대만 점령 등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군사력 견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을 미국이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반도체가 고도화 할수록 대륙간 미사일 등의 첨단 비행무기의 정확도와 파괴력이 증대하기 때문이다.
새 규제는 지난 10월 미국의 초기 무역 제한 이후 중국 시장을 위해 개발된 엔비디아의 A800 및 H800 칩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 칩은 인공지능을 위한 엔비디아의 최고급 그래픽 프로세서보다는 성능이 한두 단계 떨어지는 것이다.
미국이 내놓은 첫 제한은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인 ASML이 중국에서 고급 리소그래피 장비를 판매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새 규제는 AMD(Advanced Micro Devices)와 인텔의 AI 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즈호증권의 애널리스트 비제이 라케쉬는 "그러나 다른 회사보다 엔비디아의 피해가 심할 것"이라며 "AI 매출의 약 10~20%를 중국에서 가져오기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손실은 올해 데이터센터 매출 약 300억 달러 가운데 약 20억~50억 달러에 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당 순이익 측면에서는 약 70센트로 예상되는 연간 10억8000만 달러(6%)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 때 5% 하락한 430달러대를 기록했다. 반면 AMD 주가는 0.8% 하락한 105달러대다. 인텔 주가는 2% 하락한 약 36달러 수준이다.
미국판 다이소인 할인 소매업체 달러트리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면서 5% 가까이 올랐다. 골드만은 강력한 수익 성장 잠재력을 보고 매력적인 가치라고 평가했다. 미국인들의 소비성향은 유지되는 가운데 저축이 바닥나는 데 따라 할인소매점의 매력이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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