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었지만 속터지는 메모리 반도체…'V'자 회복은 희망고문

신건웅 기자 2023. 10. 18.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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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의 하락 사이클이 끝나면서 가격 반등이 시작됐다.

서버의 경우, 삼성전자가 북미 데이터센터 고객사로부터 일반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주문을 1년 만에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는 줄고, 반도체 반등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과 주가는 과거와 같은 V자형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며 "불확실성을 안고 4분기를 보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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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급성장에도 서버·모바일 수요는 '속도 조절'…"불확실성 커"
PC 수요는 회복 전망…4분기 D램·낸드 동반 상승 '기대'
ⓒ News1 DB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메모리 반도체의 하락 사이클이 끝나면서 가격 반등이 시작됐다. 현물가가 먼저 오르고, 고정거래가가 뒤따라 상승하는 모습이다.

관건은 '속도'다. 시장의 기대보다 다소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재고는 줄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고객사들이 주문을 망설이고 있다.

18일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반도체 가격 동향지표인 DXI지수는 지난 16일 기준 2만888.72포인트로 집계됐다. 바닥이었던 지난달 초(1만8151.19p)보다 15.1% 올랐다.

현물가도 시차를 두고 상승하고 있다. 사용처가 많은 DDR4 8Gb(1G*8) D램은 지난달 7일 1.395달러에서 이달 16일 1.505달러로, DDR5 16Gb(2G*8) D램은 지난 8월 21일 3.88달러에서 4.16달러로 올랐다. 낸드 플래시 MLC 128Gb(16G*8) 가격도 7월 6.2달러대에서 6.4달러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현물가 상승은 고정거래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가격이 3~8%, 낸드 플래시 가격이 8~13% 반등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의 감산 확대로 과잉 공급이 끝났고 채널과 칩 제조사의 재고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객사 재고는 지난 5월을 정점으로 감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관건은 수요 회복에 달려 있다.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채 안 된다.

결국 서버와 모바일, PC 등의 수요가 살아나야 시장 회복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서버의 경우, 삼성전자가 북미 데이터센터 고객사로부터 일반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주문을 1년 만에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빅테크 업체들이 여전히 보수적으로 재고를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도 여전히 조심스럽다.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 반등 기대가 있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못미더워하는 분위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까지 무력충돌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는 줄고, 반도체 반등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과 주가는 과거와 같은 V자형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며 "불확실성을 안고 4분기를 보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PC 수요가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Canalys)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6560만대로, 전 분기 대비 8% 성장했다. 4분기 현재 PC 업체들이 보유한 메모리 반도체 재고(3~4주)는 정상 재고의 50% 수준으로 3년래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주문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내년 글로벌 PC 출하량도 2억6700만대로, 3년 만에 성장이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PC 수요는 출하량과 PC 업체들의 재고 수준을 고려할 때 9월에 바닥을 친 것으로 판단된다"며 "PC 수요 회복 전망은 2024년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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