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지원에 발목 잡힌 韓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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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산 업체들의 기술력은 어메이징(amazing)합니다.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만한 충분한 역량이 있습니다."
최근 만난 한 글로벌 10위권 수준의 해외 방산업체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발발한 전쟁으로 한국 방위산업이 잠깐 주목받았을 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관심이 사라질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한국 내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한 와중에 폴란드 정권이 바뀌면서 향후 수출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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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산 업체들의 기술력은 어메이징(amazing)합니다.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만한 충분한 역량이 있습니다.”
최근 만난 한 글로벌 10위권 수준의 해외 방산업체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발발한 전쟁으로 한국 방위산업이 잠깐 주목받았을 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관심이 사라질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실력은 충분하지만, 그간 실력을 보일 기회가 오지 않았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 방산 업체들은 폴란드 정부와 124억달러(약 17조원) 규모의 무기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천무 다연장로켓,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경전투기, 현대로템의 K2 전차 등이 수출됐다. 이 중 K2 전차와 K9 자주포는 도입 규모가 이례적으로 커 사업을 2단계로 나눴고, 올해 2차 계약 진행을 앞두고 있다. 당초 협의가 된 2차 계약 규모는 K2 전차 820여대, K9 자주포 360여대에 달한다.
그러나 1차 계약 이후 1년이 지난 지금도 2차 계약은 금융 지원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무기 구매국에 정책 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한도가 거의 다 소진됐기 때문이다. 우리 물건을 사는 쪽에 우리 돈을 빌려주는 것은 방산을 비롯해 건설인프라, 교통인프라 등 규모가 큰 정부 간 계약 사업에서 자주 통용되는 방식이다.
현행 수출입은행법 및 시행령은 수은의 자본금 한도를 15조원으로,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지난해 1차 계약에 6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어 남은 지원 가능액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업체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2차 계약 대수를 기존의 4분의 1 수준으로 낮춰 폴란드와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 수출금융 지원 한도를 늘리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통과가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한국 내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한 와중에 폴란드 정권이 바뀌면서 향후 수출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수출은 무기의 신뢰도와 직결돼, 한 나라로 수출하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물은 이미 들어왔다. 우리는 언제까지 노를 놓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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