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만 하네요"…잘 팔리고 가격 오르는 대단지 아파트
실거래가 상승폭도 대단지 아파트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
"다양한 면적대 구성돼 있고 수요 많아 가격 방어선 탄탄"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아무래도 대단지 아파트가 편리한 측면이 있고 관리비도 싸고, 외관도 웅장하죠. 커뮤니티 시설이나 조경도 더 잘 만들어지니까요. 무엇보다 다양한 전용면적대로 구성되니까 수요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요. 사고 팔 수 있는 물량이 많다는 것이죠. 아파트값이 그냥 올라가는 게 아닙니다. 찾는 사람이 있어야 가격도 올라가는데, 당연히 대단지가 더 잘 오르고, 늦게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겁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이어진 연휴에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0.01% 상승했다. 여기에는 강동, 송파 등의 1000가구 이상 규모 대단지 위주의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올랐다. 재건축은 보합(0.00%)을, 일반아파트는 0.01% 올랐다. 특히, 서울 내 고가 지역과 대단지 위주로 오름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으로도 1000가구 이상 서울 아파트값은 0.15% 올라, 1000가구 미만 단지보다 상승폭이 컸다.
통상 1000세대 이상 규모로 조성된 경우 대단지라고 불린다. 큰 세대 규모에 걸맞은 다양한 전용면적대로 구성돼 수요자들의 선택 폭이 넓은 만큼 거래도 활발하고 환금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원 '힐스테이트클래시안(1476세대, 2020년 입주)'과 '신길파크자이(641세대, 2022년 입주)'는 규모 면에서 약 2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보니 대단지인 힐스테이트클래시안의 가격 상승세가 신축 신길파크자이보다 더 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길파크자이 전용 84.99㎡는 올해 5월까지 3건의 매물이 12억1000만원(4층), 12억4000만원(4층), 12억5500만원(21층)에 매매, 지난 6월 12억5000만원(13층)에 중개 거래됐다.
힐스테이트클래시안 전용 84.99㎡는 올해 1월 11억5000만원(6층)에 거래된 이후 2월 12억6000만원(17층), 6월 13억3700만원(13층)에 팔렸다. 실제 계약이 체결된 건수는 신축 신길파크자이가 더 많지만, 가격 상승폭은 대단지인 힐스테이트클래시안이 더 가팔랐다.
지난 6월까지 동일면적대 매물 기준 신길파크자이는 약 4000만원이, 힐스테이트클래시안은 1억8700만원 올랐으며 실거래가도 8700만원 더 높다. 현재 동일면적대 호가는 힐스테이트클래시안이 14억8000만원~15억5000만원대에, 신길파크자이가 13억~15억5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인근 C부동산 관계자는 "두 곳 다 대형사 브랜드지만, 힐스테이트클래시안이 세대수가 더 많고 평면구성도 소형부터 대형까지 훨씬 다양하다"며 "규모가 크니 외관도 더 눈에 띄지만,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나 조경도 더 잘 마련돼 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이런 선호도가 반영되다 보니 대단지 가격대가 조금이라도 더 높다"고 했다.
노후 주택이 많아 각종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관악구 봉천동 일원 '관악드림타운(3544세대, 2003년 입주)'과 '관악동부센트레빌(487세대, 2004년 입주)'도 규모에 따른 거래 건수와 상승세 차이가 두드러지는 사례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관악동부센트레빌 전용 84.7㎡는 올해 5건의 매물이 중개 거래됐다. 올해 1월과 4월 9억5000만원(19층), 9억3500만원(19층)에 5월 저층(2층) 매물이 8억5000만원에 팔린 데 이어 지난 8월 9억3000만원(10층), 9억4000만원(8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반면, 관악동부센트레빌과 인접한 관악드림(삼성) 전용 84.96㎡는 거래가 해제된 매물을 제외하고 올해 21건의 실거래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관악동부센트레빌 거래 건수(5건)의 4배를 웃도는 수치다.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았던 관악동부센트레빌과 달리 가격 상승도 큰 폭으로 뛰었다. 단지의 동일면적대 매물은 올해 2월과 4월 7억8000만원(9층), 7억8400만원(6층)에 각각 거래가 이뤄졌다. 올여름 늘어난 거래량이 실거래가를 견인하면서 8억원대에 다수 계약이 성사되다가 지난달 9억2000만원(22층)에 매물이 팔리며 올해 기준 가장 고점 거래를 기록했다. 관악동부센트레빌의 경우 연초 거래가와 가장 최근 발생한 거래금액은 차이가 거의 없었으나, 관악드림은 연초 실거래가보다 1억4000만원 상승했다.
관악구 봉천동 일원 P중개업소 관계자는 "둘 다 연식이 꽤 된 단지들이라 요즘 신축과 비교하면 부족한 게 많다. 그러나 인근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고, 갈아타기용 물량이 많지 않아 꾸준히 거래되는 단지들"이라며 "특히, 세대수가 많은 단지의 경우 소형부터 대형까지 평면대가 골고루 분포돼 있으니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매물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 즉, 수요자들이 많으면 가격 방어선이 탄탄해진다"며 "직전 실거래가가 향후 거래될 매물 가격에 영향을 주는데, 당연히 거래가 많이 되면 호가가 오르고, 상승 추격 거래가 이뤄지니 규모가 작은 단지보다 상승폭도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는 대단지에 시장 분위기가 먼저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해 매매에 나설 때는 대단지 가격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대단지는 중소단지에 비해 주거 선호도가 높고 매물이 많아 거래가 잦아 직전 대비 상승한 거래가격이 시세에 빠르게 반영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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