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만원 수당 제공”… 지자체들 전공의 붙잡기 안간힘

수도권으로 인력 유출 심각
의료계 “수당만으론 역부족”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소재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스1

비(非)수도권 지자체들이 관내 지방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방 의대 전공의들이 수도권 병원 근무를 선호하면서 인력 유출이 심해지자 지방 지자체들이 수당까지 지급하며 ‘전공의 이탈 방지’에 나선 것이다. 전공의는 병원에서 환자 상태를 점검하고 진료를 하는 등 병원의 손발 역할을 한다. 이들이 빠져나가면 병원 가동이 사실상 중단된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도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전북대병원·원광대병원·예수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에게 1인당 월 100만원씩 수당을 주고 있다. 지급 대상은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흉부외과 등 12개 필수 진료 과목 전공의다. 전북도와 각 병원이 비용을 절반씩 부담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수당 지급이 전공의 잡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계속 지급하겠다”고 했다.

강원도는 지난 5월부터 강원대병원·한림대춘천성심병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강릉아산병원 등 4개 병원 10개 과목 전공의 40명에게 월 1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3년간 강원도가 예산의 30%, 춘천·원주·강릉시가 나머지 70%를 나눠 부담한다. 강원도 관계자는 “우수 의료 인력이 지역에 정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수당 지급만으로는 전공의 이탈을 막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북 소재 병원의 한 전공의는 “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 의료 분야 의사 대부분은 일이 힘들지만 상대적으로 돈은 적게 버는 생활을 해야 한다”며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 인기 과는 쉽고 돈도 잘 버는 편인데 전공의들이 월 100만원 수당을 받기 위해 비인기 학과인 필수 의료를 전공하려 할지 의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