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저성능 AI칩도 中 수출 금지”...반도체 거래 사실상 원천 차단

엔비디아 주가 장초반 7% 폭락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7일(현지 시각) 중국을 겨냥한 기존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반도체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추가로 금지해 미국의 대(對)중국 AI 반도체 수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이날 조치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내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열릴 전망인 가운데 발표됐다. 지난해 10월 미 상무부가 첨단 반도체 등의 대중국 수출을 막은 데 이어 한 단계 더 강화된 규제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수출 통제 강화 목표는 중요한 AI 기술 및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 군의 접근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기존 수출 기준을 충족하는 AI 반도체라도 기업들에 출하 보고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새 규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추가 규제로 AI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 반도체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수출 규제로 첨단 AI 칩인 A100·H100을 중국에 팔지 못하게 되자 저사양의 H800, A800 반도체를 판매해 왔다. 이날 조치 발표 직후 개장한 미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5.4% 급락해 거래를 시작했다. 엔비디아는 매출의 20%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