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방차 전용구역 지키기, 이웃 위한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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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공동주택 내 소방차 전용구역에 불법 주정차가 만연한데도 실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8년 8월 개정된 소방기본법에 따라 공동주택 소방차 전용구역 주정차 차량에 대해서는 50만~100만 원 과태료를 매길 수 있지만, 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단지엔 공간 확보 의무와 과태료 부과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부산의 수많은 아파트 중 소방차 전용공간 미확보로 인한 과태료 부과 대상은 13곳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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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공동주택 내 소방차 전용구역에 불법 주정차가 만연한데도 실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8년 8월 개정된 소방기본법에 따라 공동주택 소방차 전용구역 주정차 차량에 대해서는 50만~100만 원 과태료를 매길 수 있지만, 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단지엔 공간 확보 의무와 과태료 부과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년 6개월간 부산에서는 1259건의 관련 신고가 쏟아졌다. 그런데도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이런 상황은 전국 어디나 비슷하다.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가 화재에 더 취약한 건 상식이다. 화재 예방 시설이나 장비가 의무화되기 이전에 지어졌기 때문에 관련 시설이 없거나 부실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낡은 건축물일수록 화재 대비책이 더 철저해야 함에도 현실은 반대다. 부산의 수많은 아파트 중 소방차 전용공간 미확보로 인한 과태료 부과 대상은 13곳에 그친다. 나머지는 강제성 없이 자율에 맡겨져 있다. 지하 없이 지상주차장이 전부인 옛날 아파트는 늘 주차공간 부족에 시달린다. 그런 곳에 소방 전용공간을 상시 확보하라는 요구가 먹히기 쉽지 않다. 2018년 이전 공동주택에도 소급 적용하기 위한 법 개정 작업이 무산된 건 이런 정서 때문일 것이다.
보통 소방차의 화재 진압 골든타임은 신고부터 도착까지 5~7분으로 본다. 이 시간 안에 현장에 당도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소방청 자료를 보면 부산의 경우 소방차 진입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곳이 아직 112곳이나 된다. 이면도로엔 불법 주정차 차량이 줄을 잇고, 화재 현장 주변도 소방차 공간이 확보되지 않기 일쑤다. 지난 9월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한 아파트의 경우 안팎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 도착에 9분이나 소요됐다. 이 아파트는 과거 소방 점검에서 좁은 통행로와 이중주차 문제가 지적됐다. 만약 이때 문제를 해소했다면 결과는 다를 수 있었다는 가정이 우리를 더 안타깝게 한다.
큰 희생을 치른 후에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위험이 예상되면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소방당국은 지역 아파트 단지의 소방차 전용구역 확보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미비한 곳에는 법적 의무 여부와 상관 없이 입주자대표기구와 관리사무소 등에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자율 규제를 독려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소방기본법 관련 규정을 2018년 이전 건축분으로도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게 옳다. 이 참에 소방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화재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소방차 진입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강제조치 면책 범위를 넓혀줘야 한다. 아파트는 물론이고 주택가 이면도로에 소방차 진입로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당 지역 주민 협조가 절실하다. 무관심과 이기주의를 버리는 게 이웃뿐 아니라 본인과 가족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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