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요산김정한문학축전

강춘진 기자 2023. 10. 1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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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 김정한(1908~1996) 선생은 부산 문단의 상징 인물이다.

매년 10월이면 요산 선생을 기리는 문학제(2018년 '요산김정한문학축전'으로 명칭 변경)가 어김없이 열렸다.

26회째를 맞는 '요산김정한문학축전'은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마련된다.

그래도 '요산김정한문학축전'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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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 김정한(1908~1996) 선생은 부산 문단의 상징 인물이다. 193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사하촌’ 당선 이후 식민지 현실의 모순에 대한 강렬한 비판의식을 추구하는 소설을 발표했다. ‘사하촌’은 가뭄이라는 자연 재난과 사찰의 가혹한 소작제도 및 일제 통제라는 삼중 억압 속에 시달리는 소작농민들의 절대적 빈궁을 다뤘다. 한국문학사는 그를 치열하게 농촌사회 현실을 투시한 작가로 기록하고 있다.


요산 선생은 일제강점기 ‘월광한’ ‘낙일홍’ ‘묵은 자장가’ 등 현실 비판성이 짙게 밴 단편소설을 발표하면서 일제 당국으로부터 ‘민중을 선동하는 요주의 작가’로 지목되기도 했다. 1940년 동아일보 동래지국을 운영하던 중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경찰에 체포되는 등 탄압이 극심해지자 결국 붓을 꺾었다.

그는 긴 침묵을 깨고 1966년 ‘모래톱이야기’를 내놓으며 중앙문단에 다시 등장했다. 복귀 작품은 낙동강변에 사는 가난한 어촌민의 고된 생활을 생생하게 그려 화제를 일으켰다. 그 뒤 5년간 낙동강 주변의 순박하고 무지한 시골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일제 치하 핍박당하는 농촌 현실을 폭로하는 작품을 주로 썼다. 1969년 발표한 중편 ‘수라도’는 이름 없는 민중의 항거정신을 드러내 주목받기도 했다. 그리고 향파 이주홍(1906~1987) 선생과 함께 부산 문단의 버팀목으로 문학 전성기를 이끌었다.

사후에는 후배 작가를 중심으로 기념사업회를 꾸리고 1998년 ‘요산문학제’도 제정했다. 금정산을 등에 지고 멀리 오륜대를 바라보는 팔작 지붕의 일자형 전통 한옥인 생가가 2003년 복원됐다. 그 옆에는 3년 뒤 요산문학관이 개관했다. 매년 10월이면 요산 선생을 기리는 문학제(2018년 ‘요산김정한문학축전’으로 명칭 변경)가 어김없이 열렸다. 생가와 문학관은 물론 그의 정신도 소중한 문화자산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축제다.

26회째를 맞는 ‘요산김정한문학축전’은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마련된다. 슬로건은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문학은 항상 지금, 그리고 여기에 대한 가감 없는 질문이고, 해명이며 실천이어야 한다” 는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시대 변화에 따라 문학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다. 그래도 ‘요산김정한문학축전’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문학은 가치 있고 언제나 유용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올해는 요산 선생의 “사람답게 살아가라”는 말이 예년보다 더 무겁게 다가온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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