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내년 美태양광모듈 생산 5배로… “자동화가 경쟁력”
인근 130만㎡ 솔라허브 연말 완공
빅테크와 협업, 발전용 시장 공략
1조원 넘는 IRA 혜택도 기대
● “자동화가 곧 경쟁력이다”
공장에 들어서니 자율이동로봇(AMR) 30여 대가 공장 곳곳을 누비며 충진재(EVA), 백시트 등 모듈 조립에 필요한 자재를 배달하고 있었다. 빅테크 기업 아마존이 물류창고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로봇이다. AMR이 가져다 놓은 태양광 모듈 프레임을 거대한 로봇팔이 집어 들더니 모듈 크기에 맞춰 간격을 벌려 배치해 놓는다.
모듈 조립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검사뿐이다. 셀을 자르고 와이어로 고정(태버·숄더링)하거나 충진재(EVA)·유리·백시트 등의 자재를 부착(로딩·라미네이트)하는 과정, 그리고 실리콘 굳히기(큐어링)까지 모두 자동이다. 자재 투입, 프레임 배치 등은 2019년 가동을 시작한 1공장에서는 사람이 맡았지만 2공장에선 모두 자동화됐다.
돌턴 1, 2공장에 이어 카터즈빌 공장까지 가동하면 한화솔루션은 총 8.4GW(기가와트)의 태양광 모듈을 북미에서 생산할 수 있다. 미국 13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1∼6월) 생산능력(1.7GW)의 약 5배 수준이다. 한화솔루션은 북미 신규 태양광 공장에 3조2000억 원을 투입했다. 이 중 3조 원이 카터스빌 공장 구축에 쓰인다. 한화그룹의 해외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다.
● 빅테크와 협업해 북미 시장 공략
한화솔루션은 미국 주택용 시장에서 19분기, 상업용 시장에서 14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발전용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이에 생산능력 확장을 통해 발전용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돌파구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이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만난 박흥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북미사업본부장(사장)은 “가격으로만 경쟁하기보다는 전체 시장에서 가지는 입지와 가치사슬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큐셀은 패널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 발전소 건설, 자본 투자 등 사업 영역을 넓혀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노출되는 부분을 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1월 한화솔루션과 MS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계, 조달, 시공 등을 제공한다. 박 사장은 “MS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테크기업과도 협력 논의를 하고 있다”며 “‘턴키’ 방식 사업이나 투자자로 들어가 발생한 수익이 향후 패널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통합 솔루션 제공 방식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구상과 지원이 뒷받침된 것으로 전해진다.
북미 지역은 세계 태양광 시장 중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이 지난해 199GW에서 2031년 353GW로 연평균 7% 성장할 동안, 북미 태양광 시장은 16GW에서 75GW로 연평균 19%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1조 원이 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8억7500만 달러(약 1조1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부는 현지 생산 태양광 모듈에 대해 W(와트)당 7센트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카터즈빌·돌턴·레드먼드=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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