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돈 다 잡았다… 게임 음악 전성시대
글로벌 게임 업체 ‘라이엇 게임즈’는 대표작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연례 e스포츠 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할 때마다 새 주제곡을 발매한다. 올해는 K팝 아이돌 ‘뉴진스’가 부른 ‘GODS’라는 곡을 지난 4일 공개했는데, 반응이 심상치 않다. 하루 만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 260만회 재생됐고, 뮤직비디오는 2주 만에 유튜브 23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게임 밖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음악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게임 업계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음악 사업에 나서고 있다. 게임 밖에서도 게임의 등장인물이나 세계관(게임 내 설정)과 연결되는 음악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 충성도와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이다. 게임 음악을 주제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열거나 음원을 발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게임 음악이 이용자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2차 소비로 이어지면서, 게임 음악 자체가 하나의 산업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인더스트리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게임 음악 시장 규모는 2022년 12억8000만달러(약 1조7300억원)에서 2029년 21억93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오케스트라, 지브리 작곡가까지
음악 사업에 가장 활발하게 나서는 업체는 라이엇 게임즈다. 라이엇 게임즈는 “750개 이상의 음원을 보유했고, 각 곡은 수십억 회 이상 재생됐다”고 밝혔다. 특히 게임 캐릭터를 앞세운 ‘가상 아티스트’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17일 LoL 캐릭터 6명이 속한 가상 보이그룹 ‘하트스틸’을 공개했다. 이 캐릭터들의 목소리는 그룹 ‘엑소’의 백현 등 유명 가수들이 맡았다. 지난 2018년 공개된 가상 걸그룹 ‘K/DA’의 데뷔곡 뮤직비디오는 17일까지 누적 조회수 5억60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 업체들도 게임 음악 콘텐츠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넥슨은 다음 달 5일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단독 오케스트라 공연을 세종문화회관에서 연다. 총 5020석 규모의 좌석이 20분도 지나지 않아 매진됐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등 인기 게임 배경음악을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재해석한 공연을 펼쳐 왔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2월 게임 ‘에버소울’ 배경음악을 음원으로 출시했고, 지난해 5월 스마일게이트가 발매한 ‘로스트아크’ 수록곡 음원은 스트리밍 사이트 벅스에서 실시간 재생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넷마블은 2021년 발매한 역할수행게임(RPG) ‘제2의 나라’에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썼다. 히사이시 조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지브리 애니메이션 음악을 제작한 세계적 음악감독이다. 미국 게임 업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4′ 주제가로는 미국 가수 할시와 BTS 슈가가 함께 만든 곡이 쓰였다.
◇게임 음악, 독자적 콘텐츠
‘배경 음악’ 취급을 받던 게임 음악의 가치가 올라간 것은 결국 화제와 돈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와 배경음악이 세계화에 큰 역할을 한 것처럼 게임 음악도 주류 콘텐츠로 주목받는 것이다. 미국 그래미 어워드는 올해부터 ‘비디오 게임 및 인터랙티브 미디어 부문’을 신설해 시상했다. 작년 12월에는 국회에서 ‘게임 문화예술콘서트’가 열려 게임 음악이 대회의실에서 울려퍼지기도 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 음악이 게임과 분리된 하나의 콘텐츠 영역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국내 게임 업체들도 전략적인 돌파구로 게임 음악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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