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하고 빠른 mRNA로… 모더나, 독감·암도 ‘정복’

김효인 기자 2023. 10.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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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게임 체인저’ mRNA

mRNA(메신저 리보핵산)가 ‘인류의 영웅’이 되기까지 고작 11개월이 걸렸다. 2020년 1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뒤, 그해 말 mRNA 백신이 개발돼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mRNA를 연구한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대 교수와 드루 와이스먼 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mRNA 백신을 개발하는 놀라운 유연성과 속도는 다른 전염병 백신 개발에도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노벨위원회 평가처럼 mRNA의 무기는 유연성과 신속성이다. mRNA는 인체에 투여되면 체내 세포가 자체적으로 mRNA에서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한다. mRNA가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어떤 바이러스든 유전 정보만 알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 단백질을 체내에서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코로나뿐 아니라 독감, 암, 희소 질환 등 다양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어떤 기술보다 강력한 바이오의 ‘게임 체인저’인 셈이다.

◇mRNA ‘한 우물’ 판 모더나

글로벌 mRNA 연구·개발의 중심에는 모더나가 있다. 2010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mRNA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모더나는 코로나 백신 개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XBB.1.5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한 모더나의 새로운 백신 ‘스파이크박스엑스주’는 접종 후 항체 증가율이 XBB.1.5 변이에 대응해 10배, BA.2.86에 대응해 8.7배로 증가하며 효과를 입증했다.

무엇보다 지난 3년간 접종으로 모더나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실사용 데이터가 쌓이며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모더나 백신으로 기초 접종을 완료한 18세 이상 성인 35만287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백신 미접종자 대비 코로나로 인한 입원 위험은 95.8%, 병원 사망 위험은 97.9%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모더나 백신으로 3차 접종을 완료한 고령자 26만4090명 대상 연구에서도 기초 접종 완료자 대비 입원 누적 발생률을 55%, 중환자실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72%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픽=김성규

◇독감-코로나 복합 백신 등 임상

모더나는 코로나 백신에 이어 계절 독감과 코로나를 함께 막을 수 있는 복합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복합 백신의 임상 1, 2상 중간 분석 결과 이미 활용되고 있는 4가 독감 백신과 유사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효과를 보인 것이 확인됐다. 코로나는 모더나의 2가 부스터 백신과 효과가 유사했으며 이상 반응도 대부분 약한 증상으로 발생률은 4%에 미치지 못했다. 복합 백신이 출시되면 두 가지 백신을 따로 맞을 때보다 접종은 물론 운송과 냉장 등 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모더나는 올해 안에 복합 백신 3상을 시작할 계획이며 2025년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계절 독감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복합 백신과 흑색종 등을 겨냥한 개인 맞춤형 암 백신도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mRNA 백신·치료제는 아직

글로벌 제약사들도 mRNA 독감 백신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화이자는 모더나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mRNA 독감 백신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영국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는 독일 바이오 기업 큐어백과 함께 개발한 mRNA 독감 백신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고 프랑스 사노피도 개발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아직 mRNA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없지만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이 도전장을 냈다.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바이오 기업 아이진으로, 지난달 국내에서 코로나 원형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하는 mRNA 백신 ‘이지 코비드(EG-COVID)’ 임상 1상에서 안정성을 확인했다. GC녹십자는 mRNA 기반 독감 백신 개발에 나섰다. GC녹십자는 지난 3월부터 지질나노입자(LNP) 전달 시스템 개발 전문 기업 캐나다 아퀴타스사와 함께 mRNA 독감 백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4년 임상 1상 진입이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일본뇌염 바이러스 등 질환에 대한 백신 개발에 mRNA를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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