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복귀' 준비하는 野…與 혼란 속 '암중모색'
'화합'에 쏠리는 눈…"이준석-안철수 교훈 삼아야"
비명 '李험지론' 부각…'재판 장기전'도 변수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이재명 대표의 복귀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민생' 이미지를 부각하고, '당내 화합'에도 신경 쓰는 등 여권의 혼란 가운데 조용히 당 안정화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비명(비이재명)계의 '험지 출마' 압박과 검찰과의 '재판 장기전' 등은 이 대표 복귀 후에도 여전히 '이재명 체제'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의대 정원' 이례적 동의…일각 "협치 가능할 수도"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달 9일 녹색병원 퇴원 이후 자택에서 8일째 단식 회복치료 중이다. 이르면 이 대표가 주중 당무에 복귀한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민주당은 '생각보다 이 대표의 회복 속도가 더디다'며 정확한 복귀 시점은 '모른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대표의 건강 회복이 더딘 상황으로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성남FC 의혹' 관련 재판에는 출석했다.
이 대표의 '컴백'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민주당은 이 대표의 복귀에 대비한 안정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대외적으로는 여당을 향한 메시지를 다소 유연화하며 '민생 챙기기'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여당과의 협상 여지를 보이고 있으며, 이날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공공의대 확충 △지역의사제(일정 기간 지역 의무 복무) 도입을 조건으로 정부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동의한다는 입장도 냈다. 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대 정원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만큼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별로 없다"며 "간만에 여야 협치 사례가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도부 '내부안정' 주력…조응천 "檢리스크, 거진 해소"
홍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내부 안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만나 '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와 관련해 안심하라는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당시 엄단을 주문했던 최고위원들도 최근 "가결 자체에 대한 징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16일, 장경태 최고위원)"며 발언 수위를 낮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톤다운' 기조가 강서구청장 보궐 이후 이준석 전 대표·안철수 의원 사이 공방 등 여권 내홍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우리가 보기에도 여당 내 혼란이 생각보다 커지는 것 같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당 화합에 신경 쓰며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건 당연한 전략이다. 이준석-안철수 갈등을 교훈 삼을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비명계에서도 '이재명 체제'가 총선 때까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검찰 리스크는 이제 거진 다 해소됐다"며 "당분간 그(이재명) 체제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총선 전 나올 가능성이 있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1심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 체제 변수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안동 출마설' 李…총선 정국 돌입해야 윤곽
그러나 비명계는 아직 이재명 체제에 대한 견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이원욱 의원을 시작으로 이 대표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세력 일부(더민주혁신회의 등)가 비명계 중진 의원의 험지 출마를 언급하면서 이를 견제하는 취지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의 '험지 출마론'이 일부 거론되는 모습이 보인다. 친명 성향으로 분류되는 임미애 당 경북도당위원장도 이날 한 토론회에서 당 중진들에게 이 대표의 경북 안동 출마를 권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가 안동 출신인 점을 겨냥해 TK(대구·경북)에 민주당 바람을 일으키자는 취지다. 그러나 임 위원장은 중진들이 부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상대방(여당)에서 체급이 맞는 후보를 낸다면 선거 전략상(이재명 험지 출마) 검토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문제다. 본격 총선 정국으로 넘어간 이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한 토론프로그램에서 "(이 대표가)인천 계양을 출마보다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명계의 압박 외에도 검찰의 쪼개기 기소·재판으로 인한 '법정 장기전' 국면도 이재명 체제를 위협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달 말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이후 지난 12일과 16일 각각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배임 혐의)'과 '위증교사 의혹'을 따로 기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과 오는 20일 '대장동·성남FC' 재판에 출석하며 오는 27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도 예정돼 있다. 검찰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기소도 유력해 이 대표의 '주 2~3회 재판 출석'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당면한 '재판리스크'로 인해 이 대표의 정상 당무(黨務)가 가능하느냐는 주장이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일주일에 사나흘 재판받으러 다녀야 할 건데 당무에 집중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스스로 놓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업무 소화에 대한 염려는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혜로운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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