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서의 새 얼굴, '발레리나' [인터뷰]

윤기백 2023. 10. 18. 00: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종서(사진=앤드마크)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야기와 미장센. 그게 바로 ‘발레리나’의 세계관이죠.”

배우 전종서가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꺼내들었다.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를 통해서다. 러닝타임 내내 크로테스크한 표정과 몸짓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전종서. 냉혹하지만 그 누구보다 뜨거운 복수극을 펼치는 전종서는 때론 통쾌함을, 때론 인생의 씁쓸함을 마주하며 남다른 여운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를 쫓으며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감성 액션 복수극이다. 전종서의 연인이자 충무로의 샛별 이충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먼저 전종서는 영화 ‘킬빌’, 여자 버전 ‘테이큰’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자신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전종서는 인터뷰에서 “액션에 대한 칭찬을 받아 기쁘다. 다만 여자 캐릭터가 다수의 남성과 싸워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액션에서 조금은 약해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무술감독님과 액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신체적인 특성을 활용해 민첩함과 유연함을 살릴 수 있는 액션을 보여주려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기적인 부분을 강조할 수 있는 액션 포인트를 신경 써서 촬영했다”며 “작품을 자세히 보면 액션에서 감정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런 점을 눈여겨봐주시면 한층 영화를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발레리나’ 전종서의 한 장면(사진=넷플릭스)
전종서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시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전종서는 “처음엔 복수하는 과정, 추격하는 모습 등이 조용하면서도 잔인한 느낌으로 다가왔다”며 “감독님이 강조한 ‘발레 공연을 하는 것처럼 복수하는 모습’이 시나리오에 그대로 묻어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완성된 작품에선 (시나리오에서 없었던) 컬러풀하고 다이내믹하고 에너제틱한 느낌이 더욱 강해졌다”며 “아무래도 액션이 두각을 드러낸 작품이기도 하고, 조명이나 미장센 등이 강조되면서 영화의 매력이 다채롭고 풍성해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전종서는 ‘발리레나’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으로 극 초반 옥주의 액션이 펼쳐지는 슈퍼마켓신을 꼽았다.

전종서는 “슈퍼마켓 내부 모습을 보면 한국에선 보기 힘든, 볼 수 없는 느낌이지 않나. 비현실적인 모습이 ‘발레리나’의 세계관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며 “장면 하나하나, 서사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하는 영화도 있지만, ‘발레리나’는 각 캐릭터가 행동을 통해 몸소 보여주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런 점에서 초반 슈퍼마켓 장면이 옥주라는 캐릭터를 잘 설명해 주는 장면이자, 영화의 느낌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종서(사진=앤드마크)
하지만 화려한 미장센에 다이내믹 액션이 더해져 눈은 즐겁지만 서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선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사라졌을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각 순간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보단, 상황 그대로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했었다”며 “그러다 보니 옥주와 민희의 관계를 퀴어적인 관점에서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 여자들의 우정은 복잡 미묘한 지점이 있지 않나. 여성 관객이라면 공감할텐데 여자들의 우정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표현하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연인이자 ‘발레리나’의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에 대해서는 “여성 서사에 대해 관심이 많기도 하고, 여성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분”이라며 “전작 ‘콜’에서 호흡을 맞춘 전력이 있어서 그런지 합이 잘 맞았고, 촬영 감독님들도 ‘콜’ 때 함께 작업했던 분들이어서 친밀하고 좋았던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전종서에게 아직 ‘발레리나’를 보지 않은 관객들을 위한 한마디를 부탁했다. 전종서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조용하게 슬프면서 잔인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 느낌으로 이 작품을 봐주셨으면 한다”며 “작품 속에 김영옥, 주현 선배님도 나오시는데 너무 재밌게 촬영했다. 두 선배님들도 꼭 눈여겨봐달라”고 당부했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