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스미스, 파격 또 파격…성별·경계 부순 '사랑의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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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떠나기 싫어요, 내 손을 잡아줄래요?'(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라던 순수한 사랑의 감정부터 퇴폐 업소에서 '불경한 짓'을 하는 남편과의 관계(언홀리·Unholy)까지.
스미스는 17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5년 만의 내한 콘서트 '글로리아'(GLORIA)에서 "오늘 밤 여러분이 가져가기를 원하는 건 자유"라며 "일어나든, 춤을 추든, 노래를 따라 하든 마음대로 하세요. 그리고 서로 사랑합시다"라고 말하며 자유와 사랑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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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나는 떠나기 싫어요, 내 손을 잡아줄래요?'(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라던 순수한 사랑의 감정부터 퇴폐 업소에서 '불경한 짓'을 하는 남편과의 관계(언홀리·Unholy)까지.
요즘 가장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영국 출신 팝스타 샘 스미스가 그려낸 사랑의 스펙트럼은 이처럼 넓었다. 장내를 가로질러 휘젓는 선명한 레이저 조명만큼이나 관능적 혹은 자극적이기도 했다.
스미스는 17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5년 만의 내한 콘서트 '글로리아'(GLORIA)에서 "오늘 밤 여러분이 가져가기를 원하는 건 자유"라며 "일어나든, 춤을 추든, 노래를 따라 하든 마음대로 하세요. 그리고 서로 사랑합시다"라고 말하며 자유와 사랑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그간 오지 못한 지 5년이나 됐다"며 "그래도 나를 지지해줘서 고맙다.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연방 '손키스'를 날리며 한국 팬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스미스는 '아임 낫 디 온리 원'(I'm Not the Only One), '스테이 위드 미' 등의 히트곡을 내며 그래미 어워즈, 브릿 어워즈, 골든 글로브, 오스카 트로피 등을 수상한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다.
그는 올해 1월 발표한 4집 '글로리아'(Gloria)에서 파격적인 변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먼저 발매된 싱글 '언홀리'는 대담한 퍼포먼스와 독창적인 멜로디로 전 세계에서 히트했고, 개그맨 황제성이 패러디한 영상도 인기를 끌었다.
스미스는 '언홀리'로 올해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상도 받았다.
데뷔 초 말끔하고 날씬했던 스미스를 좋아한 팬들에게 최근 몇 년간의 '파격 변신'은 놀라움 그 자체였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행보를 이어갔다.
스미스는 이날 콘서트에서도 같은 맥락에서 자신만의 당당한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일자형 무대 위에는 누워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거대한 황금빛 조형물이 들어섰고, 스미스는 이에 맞춰 황금빛 의상과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치마인지 바지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눈에 띄는 의상은 그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은 듯했다.
스미스는 평소 스스로 '논 바이너리'(Non-binary·남녀라는 이분법적 성별에서 벗어난 제3의 성)임을 드러낸 바 있다.
스미스는 히트곡 '스테이 위드 미'와 '아임 낫 디 온리 원'으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투 굿 앳 굿바이즈'(Too Good At Goodbyes)와 '다이아몬즈'(DIAMONDS) 같은 감성적인 노래에서 보여준 보컬은 훌륭했고,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도 잘 어울렸다. 장내를 가득 메운 관객은 떼창으로 호응했고, 스미스는 손키스로 화답했다.
이날 공연은 1부 '러브'(LOVE), 2부 '뷰티'(BEAUTY), 3부 '섹스'(SEX)로 나뉘어 진행됐다. 공연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퍼포먼스와 의상의 수위도 부쩍 올라갔다.
성인만 입장 가능했던 이날 공연에서 스미스는 분홍색 롱드레스, 주름장식이 가득 달린 흰색 블라우스, 웨딩드레스를 연상케 하는 드레스 등 파격적인 의상을 연이어 소화했다.
댄서들은 그의 옆에서 금기를 깨부수는 수위 높은 '19금 댄스'에 힘을 쏟았고, 스미스도 상의를 벗어젖히고 숨겨왔던 춤사위를 보여줘 환호를 끌어냈다.
공연은 지난해 발표된 글로벌 히트곡 '언홀리'가 흘러나오자 분위기가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관객들이 흥에 겨워 '방방' 뛰는 통에 그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그는 올봄 그래미 어워즈에서 화제를 동시에 모은 무대와 유사하게 빨간 뿔이 달린 모자와 창을 들고 '언홀리'를 열창하고서, 하늘을 향해 손을 뻗은 인상적인 자세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 후반부 파격적인 의상·안무·퍼포먼스가 뿜어낸 시각적 자극이 너무나 강렬한 탓에 훌륭했던 그의 라이브가 잠시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
행복한 표정으로 춤을 추는 스미스를 보자니 이날 콘서트에서도 선보인 4집 수록곡 '아임 낫 히어 투 메이크 프렌즈'(I'm Not Here To Make Friends)의 도입부 가사가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면, 어떻게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If you can't love yourself, How in the hell you gonna love somebody else?)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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