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차량 공유 이용자 316만명…1년새 32% 늘어

최아리/베를린 특파원 2023. 10. 1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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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탁 독일] 자동차의 나라 독일, 차량 공유 유럽 1위
17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 시내의 공공 주차장에 주차된 카셰어링 업체 차량. 베를린 거리에서는 카셰어링 업체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최아리 기자

17일(현지 시각) 베를린 중심가 미테 거리. 한쪽 골목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 8대 중 3대에는 ‘마일스(miles)’ ‘셰어 나우(share now)’ 등의 로고가 붙어 있었다. 모두 카셰어링 업체 소속 차량임을 알리는 표시다. 독일에서는 길거리 전기 스쿠터만큼이나 흔하게 차량을 공유할 수 있다.

‘자동차의 나라’ 독일은 유럽에서 차량 공유업체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다. 작년 기준 316만명으로 독일 카셰어링협회에 따르면 업체 이용 등록자 수는 1년간 32%가 늘었다. 정기적으로 카셰어링을 이용한다는 클레멘트(34)씨는 “차량 가격이 비싼 데다, 보험료와 세금 등 유지비가 많이 들어 나에게는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차량 공유 산업은 이미 2010년대부터 독일에서 인기였다. 독일의 유명 자동차 업체 BMW, 다임러 등이 시장에 뛰어들면서다. 그러나 최근 앱 기반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이용이 더욱 편리해졌고, 이용자도 더욱 늘었다.

차량 공유 업체 '마일스' 이용 화면. 근처 가까운 거리에 이는 자동차를 찾을 수 있고, 차종 확인이 가능하다. 차량은 크기 별로 S, M, L, XL 로 구분하고 번개 표시는 전기차를 뜻한다. /최아리 기자

기자가 업체 중 한 곳인 ‘마일스’를 이용해봤더니 공유 자전거나 스쿠터를 이용하는 것 만큼 간편했다. 앱을 통해 주변에 주차된 차량을 찾았고, 차종과 크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삿짐을 옮길 때 쓰는 대형 밴도 선택 가능하다. 원하는 차량을 선택한 후 차량 앞에 가서 잠금 해제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리고, 이후는 일반 차량과 같이 주행하면 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인근 공영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다. 업체들이 공영 주차장과 제휴를 맺고 있어 주차 공간의 선택지가 넓다. 중간 목적지가 있는 경우 완전히 주행을 끝내지 않고 ‘스탑오버(stopover)’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요금은 마일스의 경우 1㎞ 당 0.98유로(1400원). 거리에 따라서는 이용 시간만큼 요금이 부과되는 전기 스쿠터보다 저렴하다.

독일 카셰어링 협회는 차량 공유의 장점으로 친환경을 내세운다. 협회 연구에 따르면 차량 한 대가 최대 20대의 자가용을 대체한다고 한다. 여기에 업체에서 제공하는 차량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비교적 적은 최신 차량이고, 전기 자동차의 비율도 높다. 인구 5만명 미만의 지역 925곳에서도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러 가지 잡음도 뒤따른다. 지난 11일 베를린 검찰은 베를린에 본사를 둔 차량 공유 업체 마일스를 압수수색 했다. 주차 요금을 책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GPS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업체가 이렇게 가로챈 돈이 최대 3000만유로(429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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