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투수들 고마워” 9년 연속 170이닝 금자탑에도…동료부터 챙긴 KIA 대투수 ‘고품격 마인드’[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중간투수들에게 고맙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5)이 KBO리그 최초로 9시즌 연속 170이닝을 돌파했다. 양현종은 17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서 7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9승(11패)을 따냈다. 아울러 올 시즌 29경기서 171이닝을 소화했다.
양현종은 2014시즌 171⅓이닝, 2015시즌 184⅓이닝, 2016시즌 200⅓이닝, 2017시즌 193⅓이닝, 2018시즌 184⅓이닝, 2019시즌 184⅔이닝, 2020시즌 172⅓이닝, 2022시즌 175⅓이닝에 이어 10년간 9시즌 연속 170이닝을 돌파했다.
KBO리그 43년 역사를 통틀어 누구도 가지지 못한 대기록이다. 통산 484경기서 2332⅓이닝을 소화하고도 팔이나 어깨에 단 한번도 칼을 대본 적이 없다. 타고난 강철어깨이기도 하고, 그만큼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하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프로 17년간 뛰면서 자신만의 경기준비 루틴, 등판일 사이의 루틴이 확고한 선수다.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한 양현종만의 무기다.
그런 양현종은 기본적으로 KIA가 6위에 그치면서 포스트시즌에 못 올라간 것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 주축 투수로서 ‘실패한 시즌’이라고 규정한 이유다. 9승에 그치니 10승을 못한 게 아쉽다는 솔직한 얘기도 꺼냈다.
무엇보다 자신에겐 냉정하지만 동료, 후배들에겐 관대했다. 올 시즌 KIA 선발진의 이닝 소화가 부족해 불펜투수들의 피로도가 컸던 건 팩트다. 양현종은 선발진의 대표이자 주축으로서 불펜투수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양현종은 “선발은 5일에 한번씩 준비하지 않나. 중간투수들이 올해 너무 고생했다. 선발투수들이 안 좋은 게임을 많이 했는데, 중간투수들의 소모가 많았다. 그럼에도 잘 막고 잘 버텨줘서 6위를 했다. 중간투수들에게 고맙다”라고 했다.
양현종도 전반기와 후반기 초반까지 예년에 비해 주춤했다. 잠시 2군에서 조정기를 갖기도 했다. 그는 “나도 (공백기에)빨리 복귀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2군에서 힘든 시간도 보냈는데 그 사이 어린 선수들이 잘 받쳐줬다”라고 했다.
올해 KIA가 5강에 실패한 건 선발투수들의 생산력 저하와 함께 주축타자들의 줄부상도 컸다. 양현종은 선수들을 위로했다. “못했다고 하기엔 운이 안 따랐다.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린 투수들과 야수들이 경험도 쌓았고 발전했다. 고마운 마음이다. 내년엔 부상 선수 없이 한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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