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전·이팔 분쟁 속 중국 방문…"러·중 유대관계 강조"(종합)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지와 중국의 경제적, 외교적 영향력 확대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강조하기 위해 17일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민주국가들에 맞서 비공식적인 동맹관계를 구축해 왔는데, 이 두 나라는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중국은 중국은 경제적인 이유 뿐만 아니라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도전하기 위해 러시아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이란과 시리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의 관계에서도 균형을 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인프라 구축과 중국의 해외 영향력 확대를 위한 시진핑 중국 지도자의 대표적인 '일대일로' 구상에 대한 지지의 표시이기도 하다.
중국 관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칭찬했다. 16일 크렘린궁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푸틴은 관영방송인 중국중앙(CC)TV에 시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에 관해 "일부 사람들은 누군가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시도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단지 협력에 대한 열망을 볼 뿐"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중국의 정책이 방치된 지역에 발전을 가져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중국 기업들과의 도로, 공항 및 그 밖의 공공 공사 건설계약으로 인해 잠비아와 스리랑카와 같은 국가들이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된 일대일로 프로젝트 발표 10주년을 기념하는 가장 주목 받는 손님들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또한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의 접근법을 비판해온 다른 세계 지도자들을 만날 기회를 줬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의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두 나라가 최근의 긴장에도 불구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와의 회담을 시작하면서 "헝가리를 포함한 많은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온 것에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거듭 비판해온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열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르반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헝가리는 결코 러시아와 대립하고 싶지 않다"며 "헝가리는 항상 접촉을 확대하기를 열망해왔다"고 전했다.
헝가리는 EU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원자력과 가스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와의 접촉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헝가리 총리 뿐만 아니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등과도 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주 금요일(13일)에 중국 방문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일대일로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회담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공동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에 주로 위치한 구소련 국가들의 경제 동맹과 연계하기를 원한다고 푸틴은 말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가 오랫동안 자신의 뒷마당으로 여겨왔고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온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미치는 영향을 경시했다고 AP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모순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반대로 일정한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에너지, 첨단기술, 금융산업 등에서 러시아와 중국간 경제적 유대관계를 확대하는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러시아의 수출대상국으로서도 중요성이 커졌다.
알렉산더 가부예프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 센터 소장은 중국의 관점에서 "러시아는 우호적이고 값싼 원자재의 공급원이며 중국이 가지고 있지 않은 일부 군사 기술의 공급원이기도 한 안전한 이웃이다"라고 AP통신에 말했다. 가부예프는 "러시아에 있어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억압의 생명줄이자 경제적 생명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은)러시아 상품의 주요 시장이며, 중국 자체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국가들과의 무역을 결제하기 위해 자국 통화와 지불 시스템을 제공하는 국가이며, 러시아 군용 기계에 들어가는 이중 용도 상품을 포함한 정교한 기술 수입의 주요 원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가부예프는 러시아와 중국이 본격적인 군사동맹을 맺지는 않겠지만 양국의 국방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양국 모두 안보 측면에서 자급자족하고 파트너십을 통해 이익을 얻지만, 어느 쪽도 상대방에게 안전보장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전략적 자치권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적 동맹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극과 같은 곳에서 더 긴밀한 군사 협력과 상호운용성, 그리고 함께 힘을 투사하는 데 더 많은 협력이 있을 것"이라며 "아시아와 유럽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핵 계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미사일 방어를 개발하기 위한 더 많은 공동의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소련은 냉전시절 좌파 국가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라이벌이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그 이후로 경제, 군사, 외교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과 몇 주 앞두고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회담을 가졌고 양측은 "제한 없는" 관계를 약속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벌이는 전쟁에서 중립적인 평화 중재자로 자처하려는 중국의 시도는 국제사회에 의해 널리 무시됐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여러 국가 간 교류의 일환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중국은 러시아에 부과된 국제 제재를 비난했지만, 국제형사재판소가 우크라이나 어린이 수천 명의 납치에 연루된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해 발부한 체포영장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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