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의, 수지를 위한 ‘이두나!’[리뷰]

고희진 기자 2023. 10. 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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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넷플릭스에서 9부작 공개
수지, 은퇴한 아이돌 이두나 역
수지 등장할 때마다 ‘화보’

수지가 <안나>에 이어 또 한 번 자신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인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로 돌아왔다. 화려한 K팝 아이돌 시절을 뒤로하고 은퇴한 ‘이두나’ 역할을 맡았다. 평범한 대학생 ‘원준’ 역의 양세종과 청춘 로맨스를 선보인다. 드라마는 무엇보다 두나 역의 수지에 많은 신경을 쓴 것처럼 보인다. 수지의 등장이 매번 트렌디한 화보의 한 장면이다.

9부작으로 4회가 언론 시사로 공개됐다. 아이돌 활동을 하던 두나가 물속에 잠겨 무대 위를 바라보는 듯한 모습으로 드라마는 시작된다. 이어 화면이 전환돼 대학에 입학한 원준이 두나가 살고 있는 셰어하우스에 도착한다. 두나는 원준을 자신의 사생팬으로 착각한다. 그렇게 오해로 빚은 두 사람의 첫 만남이 이뤄진다. 감초 역할을 하는 셰어하우스의 룸메이트 정훈(김도완)과 윤택(김민호)이 등장하고, 원준의 첫사랑이자 두나와 원준의 로맨스에 어려움이 될 것 같은 진주(하영)도 모습을 보인다.

전형적인 청춘 로맨스물로 보이는 드라마에 활력소는 ‘이두나’ 그 자체다. 전직 K팝 스타답게 두나를 연기한 수지의 스타일링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은퇴했다고는 하지만, 세상과 연을 끊고 사는 셰어하우스에서도 누가 봐도 아이돌답게 예쁘다. 화면 역시 두나의 매력적인 모습을 담는 데 열중했다는 느낌이 든다. 주인공들이 사는 셰어하우스는 일반적인 대학생 자취방보다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예쁜 집에 가깝다. 셰어하우스 배경에서 두나는 첫 장면부터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숲속 정원에 숨어 있는 요정 같은 모양새다. 두나와 원준이 등장하는 장면에 빛을 많이 사용해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화면을 연출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의 한 장면.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의 한 장면.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홍보 과정에서 제작진의 말을 빌려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유럽의 집에서 출발한 셰어하우스는 서양의 건축 양식을 띈 외관에 하숙집을 연상케 하는 2층 집으로 구성해 마치 ‘두나의 성’ 같은 느낌으로 접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준과 두나의 로맨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회상 형식으로 두나의 아이돌 시절이 잠깐씩 스쳐간다. ‘드림스윗’이라는 인기 아이돌로 활동하던 때인데 주로 아픈 기억이다. 화려한 무대에서 팬들의 환호를 받지만, 소속사 관계자에게 폭언을 듣는다든가 멤버와 갈등을 겪는 것 등이다. 은퇴한 지금도 인터넷상에서 무분별한 악플을 받는 모습도 비친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현실의 무게를 버티며 사는 원준과 슬픔이 있는 듯한 두나가 관계를 통해 상처를 보듬어가며 성숙해갈 것이라는 짐작도 가능한 대목이다.

톡톡 튀면서도 내면의 상처를 간직한 두나 역의 수지와 평범하고 따뜻한 마음씨의 원준 역 양세종의 연기 합은 좋은 편이다. 자존심 때문인지 과거 다른 사랑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주인공들은 서로에게 관심이 있어도 쉽게 마음을 내어주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원준과 엮이는 최이라(박세완)라는 인물이 더 등장한다. 원작인 민송아 작가의 웹툰 <이두나! -두근두근 누나리스트>를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다. 원작에서도 원준이 두나를 비롯한 세 명의 여성과 얽힌다. 원작에서 원준이 결국 여자 세 명 중 누구와 이어지느냐를 두고 팬들의 여론이 갈렸다고 한다.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이두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수지는 “대중이 모르는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작품과 이두나 캐릭터가 가진 묘한 분위기에 끌렸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지금 예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tvN <사랑의 불시착> <로맨스는 별책부록>과 OCN <라이프 온 마스> 등을 연출한 이정효 감독 작품이다.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의 한 장면. 넷플릭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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