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형 잃은 네타냐후, 결국 눈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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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는 친형 요나단이 있었다.
그는 유명한 대테러 작전인 엔테베 급습에서 사망한 유일한 이스라엘 군인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 미국 언론은 위험회피적이던 네타냐후가 하마스 도륙을 선언하고 전면전 전쟁을 선포한 것은 이런 배경을 뒤집을 수밖에 없는 그의 불가피한 정치적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총리 재임 15년 동안 표적 공습이나 특수작전을 선호했으며 주요 군사적 개입에는 꾸준히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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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는 친형 요나단이 있었다. 그는 유명한 대테러 작전인 엔테베 급습에서 사망한 유일한 이스라엘 군인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에어 프랑스 제트기의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베냐민도 군인이었다. 고교 졸업 후 이스라엘 방위군에 입대했다. 그는 국경을 넘는 습격을 수행하는 특수부대에서 복무했다. 전문가들은 네타냐후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들로 인해 대규모 군대 작전보다 전술적 공격에 대한 선호를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 미국 언론은 위험회피적이던 네타냐후가 하마스 도륙을 선언하고 전면전 전쟁을 선포한 것은 이런 배경을 뒤집을 수밖에 없는 그의 불가피한 정치적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네타냐후는 전쟁을 하기보다는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을 관리하고, 미국이라는 거대한 동맹에 의지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페르시아만의 오랜 적들에게 전선을 열어 자신과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는 방향을 택해왔다.
그래서 총리 재임 15년 동안 표적 공습이나 특수작전을 선호했으며 주요 군사적 개입에는 꾸준히 반대해왔다. 그가 전쟁을 주저했던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그를 모순적인 인물로 만들었다. 말로는 더 없이 호전적인 지도자로 우익의 거두이면서 실제에선 전면전을 피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집권을 연장해온 것이다.
네타냐후는 이란의 위협, 핵 프로그램을 방해하려는 은밀한 노력, 심지어 과학자 암살에 대한 수년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명령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대계가 영향력을 미쳐온 미국 민주당에서 배출한 오마바 정부의 일부가 이스라엘 총리는 용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기꺼이 받아왔다.
그의 양면적 모순은 전임자들의 모습과는 달랐다. 메나헴 베긴, 에후드 올메르트 전 총리는 훨씬 더 큰 군사적 위험을 감수한 이후 자리를 잃었다. 1981년 베긴 전 총리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바그다드 근처의 미완성 원자로를 파괴하는 공습을 승인했다. 2006년 총리가 됐던 올메르트는 레바논 헤즈볼라와 34일간 전면전을 벌이고 나서 유엔(UN)이 휴전을 중재하자 인기가 무너져 사임요구를 받았다.
전쟁은 당장의 여론을 외부로 돌릴 수 있는 촉매이지만 그 자체가 인명피해를 크게 유발하고 후유증은 자신을 잡아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네타냐후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익성향을 표방해온 그에게 하마스의 10·7 테러와 1300여명의 민간인 사상자는 더는 주저할 수 없는 변수다.
네타냐후는 일단 전쟁을 선포하고 30만명 이상의 예비군을 소환해 여론을 결집시켰다. 그리고 2020년 자신을 총리에서 내쫓은 군부의 베니 간츠까지 끌어들여 전쟁 연합내각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건 어떤 측면에서는 전면전과 그 후유증에 대해 자신에게 쏟아질 책임을 분산시킨 구상이다. 물론 전쟁 이후에는 하마스 테러를 감지하지 못한 책임이 모두 자신에게 쏟아지겠지만 말이다.
네타냐후는 가자지구 국경에 탱크를 가져다놨지만 공격명령은 내리지 않고 있다. 24시간 이내 민간인 대피라는 엄포만 놓고 있을 뿐이다. 물론 그 억지력은 미국을 통해 용인하고 있다. 미국이 전쟁을 막는 것인지, 네타냐후가 미국을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는 가릴 필요가 없다.
전면전으로 발생할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과 하마스의 잠복지에서 쓰러질 이스라엘 군인들의 생명을 지켜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목적이든 무슨 상관인가. 대신 네타냐후는 눈이 뒤집힌 전쟁광처럼 임하면서 이 상황을 최대한 오래 끌고 가려할 가능성이 높다. 전쟁이 현재로선 그의 정치생명선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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