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中 반도체 수출통제 추가조치 발표
제재 우회 막기 위한 내용 담겨
미국 정부가 한층 강화된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기존 제품 사양을 일부러 낮춰 중국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수출해 왔는데, 이런 저사양 AI 반도체까지 수출금지 품목에 포함한 것이 골자다.
미국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다. 작년 10월 7일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지 1년 만에 더욱 강화된 규제를 내놓은 것이다. 이번 조치에는 저사양 AI 반도체 수출금지 외에도 중국 제재 우회를 막기 위해 마카오에 본사가 있거나, 미국의 무기금수 조치 대상인 회사로 반도체 장비 등을 수출하는 것까지 통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미 정부는 작년 10월 첨단 반도체 또는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의 중국 수출을 전면 제한하는 내용의 통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조치로 엔비디아의 AI용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과 H100 등의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렸고, 이 회사는 성능을 낮춘 중국 수출용 모델 H800과 A800을 따로 만들어 수출해왔다. 알리바바그룹, 바이두, 텐센트 같은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 엔비디아의 H800 칩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수출통제가 강화되면서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매출의 20% 이상을 중국에서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미국 반도체 기업 경영진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해 대중국 수출통제 확대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젠슨 황 CEO가 지난 16일부터 대만을 방문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방문 첫날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와 만나 AI 개발 등을 논의했으며, 대만 반도체 기업을 방문해 공급망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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