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EU 합병 승인위해 아시아나 화물 매각”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유럽연합(EU) 경쟁총국에 아시아나 화물 사업 부문 매각 등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원회에 아시아나의 화물 사업 부문 매각 및 EU 4개 도시행 노선을 반납하는 방안을 시정 방안으로 제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화물사업 부문은 올해 아시아나 상반기 매출의 21.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EU는 두 항공사의 합병에 따른 화물 노선 경쟁 제한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매각’으로 EU의 최종 심사 관문을 넘으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U내 4개 노선의 경우 두 항공사가 중복으로 취항하는 인천발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노선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 대변인은 로이터에 “현재로선 자세한 설명이 제한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그가 “경쟁당국이 요청한 대로 우려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공식적인 시정 방안을 제출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알렸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한국 등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현재 EU와 미국, 일본의 심사 결과만 남겨두고 있다. 특히 EU는 기업결합에 유독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해 최종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집행위는 지난 8월 3일까지 양 항공사의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했다. 독과점 우려 해소 방안을 담은 시정방안 제출 기한이 이달 말로 예정됐으나, 집행위 판단에 따라 기한 만료 시점이 또다시 연장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기업결합 최종 승인 여부도 연말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
사실상 최종 판단에 해당하는 이번 심사에서 EU 문턱을 넘지 못하면 다른 국가의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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