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시원, 속이 뻥 뚫리는 김치말이밥… 여름 지났어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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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기온이 14도로 뚝.
여름이 끝나가는 때쯤 이 식당을 맛집이라고 내미는 건 조금 비겁한 일이겠다.
시청역과 광화문역 사이 골목길에 자리 잡은 '이북만두'는 이미 김칫국물에 밥 또는 국수를 말아서 먹는, 한 번쯤 가본 사람은 여름이면 생각나는 가게다.
나는 여름엔 김치말이국수라는 선배 손에 이끌려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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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기온이 14도로 뚝. 여름이 끝나가는 때쯤 이 식당을 맛집이라고 내미는 건 조금 비겁한 일이겠다. 늦게 소개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미 길게 늘어진 줄을 더 길게 늘이고 싶지 않아서.
숨겨진 맛집은 아니다. 시청역과 광화문역 사이 골목길에 자리 잡은 ‘이북만두’는 이미 김칫국물에 밥 또는 국수를 말아서 먹는, 한 번쯤 가본 사람은 여름이면 생각나는 가게다.
나는 여름엔 김치말이국수라는 선배 손에 이끌려서 왔다. 여름엔 김치말이국수라고 했다. 이 회사를 다니면 한 번쯤은 먹어봐야 하는 맛집이라는데 못 먹어봤다고 하자 ‘아직 멀었네’라는 말과 함께 데려가 주셨다.
처음엔 김칫국물에 밥을 말아먹는다니. 글쎄…? 싶었다. 나는 물김치도 싫어하는데, 물김치에 뜨끈한 국수나 밥을 함께 먹는다 생각하니 더 이상하다고 느껴진다.
카리스마 있는 사장님 말에 따라서 정해진 자리에 앉았다. 선배 말에 따라서 시킨 김치말이국수의 첫인상은 고춧가루로 새빨갛게 변한 물에 둥둥 띄워진 얼음. 숟가락을 넣어 관심 없단 듯 한 번 휘저었다. 그러고 한 입 떠먹고 “우와”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냥 매워만 보이는 국물인데 적당히 짭짤했다. 게다가 매운 것만은 아니다. 밑바닥으로 쑥 넣어서 떠먹으면 가라앉은 설탕의 단맛이 느껴진다. 진정한 ‘단짠단짠’은 여기서 느낄 수 있다. 참기름이 둥둥 떠 있어서 고소한 맛은 덤이다. 차가운 얼음을 피해서 국물을 물처럼 들이켰다.
너무 속이 차갑기만 하면, 같이 시킨 고추전을 한 입 먹으면 된다. 기름진 전이 위장 속 김치말이국물과 조화롭게 엉킨다. 굴림만두는 손으로 빚어 밀가루로 살짝 굴려서 더 맛있다는데 손이 많이 가서 그런지 갈 때마다 맛을 못 봤다. 접시만두는 이북음식 특유의 둔탁한 손길이 담겨있다.
다행인 건 날씨가 추워져도 만두전골, 만둣국으로 이 집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가을에는 만두전골을 함께 먹으려고 약속도 잡아뒀다. 그런데 나는 추운 그 밤의 날씨에 김치말이국수를 찾게 될 것 같다. 이열치열 대신 이한치한으로 계절을 견뎌볼 계획이다.
※‘기슐랭 가이드’ 참여하기
▲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내용: 본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대한 내용을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으로 기술.
▲접수: 이메일 taste@journalist.or.kr(기자 본인 소속·연락처, 소개할 음식 사진 1장 첨부)
▲채택된 분에겐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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