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9년 만에 우승, 810만 관중 돌파…2023년 720경기 대장정 종료

김경현 기자 2023. 10. 1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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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가 720경기의 기나긴 페넌트레이스를 종료했다. 시즌 전 WBC 2023 예선 탈락, 서준원 미성년자 성범죄, KIA 장정석 전 단장 뒷돈 논란까지 온갖 악재가 겹쳤다.

하지만 역대급 순위 싸움과 팬들의 사랑 덕에 역대 3번째 810만 관중을 돌파하는 호황을 누렸다.

올 시즌 이슈를 통해 정규시즌을 다시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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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994년 이후 첫 우승…통합우승 정조준

LG 트윈스가 감격의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86승 2무 56패 승률 0.606을 기록하며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규시즌 왕좌에 올랐다.

올 시즌 LG의 투타 조화는 완벽했다. 팀 평균자책점 3.67로 1위, 팀 타율 0.279 1위, OPS(출루율+장타율)0.755로 리그를 지배했다.

시즌 초반 염경엽 감독의 발야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염경엽 감독은 기회만 있으면 도루를 시도하며 팀 도루 166개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2위 두산 132개) 하지만 도루 성공률 0.622로 꼴찌에 그치며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염경엽 감독은 리그 우승으로 자신의 야구관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이제는 한국시리즈다. LG의 약점은 선발투수다. 플럿코가 팀을 이탈한 가운데 켈리가 1선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켈리는 후반기 12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다시 우뚝 섰다. 토종 에이스 임찬규도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선발 싸움만 비슷하게 가져가면 리그 최강의 불펜진으로 상대를 질식시킬 수 있다. LG는 통합우승을 차지하고 故 구본무 전 회장이 남긴 아오모리 소주와 명품 시계를 개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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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2위로, kt의 역대급 역주행

말 그대로 마법이었다. kt 위즈는 79승 3무 62패 승률 0.560을 기록하며 2위로 시즌을 마쳤다.

kt는 시즌 초반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최하위로 쳐졌다. 6월 중순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고 쿠에바스를 재영입하며 후반기 대약진을 펼쳤다. kt는 전반기를 7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승률 0.667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마법의 중심엔 선발투수가 있었다. 벤자민-쿠에바스-고영표-엄상백-배제성의 탄탄한 선발진은 리그에서 최고의 안정감을 자랑했다. 쿠에바스는 12승 무패로 승률왕을 차지했다. 소형준이 토미 존 수술로 이탈했지만 빈자리를 느끼기 어려웠다. 홀드왕 박영현과 마무리 김재윤의 필승조 조합도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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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3~5위 싸움, SSG 3위·NC 4위·두산 5위 확정

SSG는 역대급 순위싸움의 승자가 됐다. 시즌 초 선두를 달리던 SSG는 후반기 들어 5위까지 추락했다. 그 상황에서 센터라인 최지훈과 박성한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되며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SSG는 아시안게임 기간 13경기에서 9승 1무 3패 승률 0.750을 질주하며 반전을 만들었다. 또한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거두며 자력으로 3위를 확정 지었다.

NC와 두산은 눈앞에서 3위를 놓쳤다. 세 팀은 16일까지 각각 반 게임 차를 유지하며 3~5위에 위치했다. 승률이 동률이 될 가능성도 존재해 전체 전적, 다득점, 전년도 성적까지 따져야 할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다.

당시 NC가 가장 유리했다. NC는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자력으로 3위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2연패에 빠지며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손아섭의 NC 소속 첫 타격왕을 차지한 게 위안이었다.

두산은 SSG와 운명의 최종 2연전을 벌였지만 모두 패배하며 5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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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 울다…KIA 가을야구 실패

KIA 타이거즈는 시즌 내내 지독한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고, 김도영도 중족골 골절로 수술대에 올랐다.

나성범과 김도영이 복귀하자 KIA는 9월 초 9연승을 질주하며 4위에 올랐다. 하지만 시즌 막판 나성범, 최형우, 박찬호가 나란히 시즌 아웃됐고 외국인 투수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KIA는 가을야구에 탈락했지만 초특급 유망주 김도영이 2년 만에 가능성을 보였다. 김도영은 주로 3루수로 나서 83경기에서 99안타 7홈런 25도루 타율 0.296 출루율 0.365 장타율 0.445를 기록했다. 김도영은 중족골 골절로 4~5월을 통째로 날리고 6월 말 복귀했지만 내년을 기대케 하는 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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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기세는 어디로…롯데 6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

롯데는 시즌을 앞두고 260억 통 큰 투자를 했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시작으로, 유강남 4년 80억 원, 노진혁 4년 50억 원, 한현희 3+1년 40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또한 신정락, 김상수, 윤명준, 이정훈, 차우찬, 안권수 등의 방출 선수를 영입하며 부족한 뎁스까지 채웠다.

시즌 시작 전 서준원이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로 방출됐지만, 개막 후 9연승을 달리며 4월 1위를 차지했다. 9연승은 15년 만이었고 1위는 11년 만이었다. 김상수가 남긴 '기세'는 당시 롯데를 상징하는 말이 됐다.

롯데의 '기세'는 6월부터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롯데는 5월까지 29승 1무 17패 승률 0.614로 3위를 달렸지만, 6월 이후 39승 56패 승률 0.411로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KT가 같은 기간 63승 1무 33패 승률 0.656 리그 1위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서튼 감독은 건강상의 이유로 시즌 도중 자진 사퇴했다.

결국 롯데는 지난 10일 LG에 패하며 6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5강만큼 치열한 꼴찌 다툼, 그리고 이정후의 MLB 진출

올 시즌은 하위권 순위 다툼 역시 치열했다. 삼성은 61승 1무 82패 8위로 사상 첫 꼴찌 위기를 탈출했다. 한화는 삼성에 반게임 차 뒤진 9위로 드디어 꼴찌를 벗어났다. 키움은 58승 3무 83패 승률 0.411로 창단 첫 10위로 추락했다.

삼성은 지난 7년간 9위-6위-8위-8위-3위-7위-8위에 그쳤다. 그 결과 하위권의 책임을 물어 홍준학 단장 대신 이종열 SBS 스포츠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이종열 단장은 "KBO 최고의 명문 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의 단장을 맡게 돼 가슴이 벅차다. 다시 삼성의 푸른 왕조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화는 14일 롯데를 꺾고 9위를 확정 지었다. 만약 한화가 또 10위를 기록했다면 최하위 횟수 10회로 롯데(9회)를 넘어 KBO리그 역대 최다 최하위 팀이란 불명예를 뒤집어쓸 뻔했다. 2001년~2004년 롯데에 이어 2번째 4년 연속 꼴찌 역시 기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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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노시환과 문동주라는 확실한 투타 기둥을 얻었다. 노시환은 1997~1999년 이승엽과 2003년 김태균에 이어 22세 이하 선수가 단일 시즌 30홈런을 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역대 12번째 22세 이하 단일 시즌 100타점 역시 기록했다.

문동주는 올 시즌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130이닝 제한 때문에 8승에 그쳤을 뿐, 풀타임을 소화했다면 가볍게 10승을 올릴 수 있었다. 또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으로 2경기에 나서 1승 1패 10이닝 2실점 10탈삼진 1볼넷을 기록했다. 대만과의 결승전에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국대 에이스 대관식을 치렀다.

kt가 강백호와 소형준을 얻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한화도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은 이정후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키움은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7연패를 당하며 9위까지 쳐졌고, 이정후가 시즌 아웃에 가까운 부상을 당하며 윈나우를 포기했다.

그 결과 LG에 토종 에이스 최원태를 내주고 내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주형은 키움 이적 후 51경기에서 66안타 6홈런 34타점 타율 0.330 출루율 0.396 장타율 0.515로 포스트 이정후로 발돋움했다.

키움은 지난 8월 10일 롯데에 패하며 시즌 첫 꼴찌로 추락했다. 이후 의도적으로 신인급 선수를 기용하며 내년을 준비했다.

이정후는 이제 KBO에서 벗어나 MLB 진출을 노린다. 이정후는 지난 7월 24일 왼쪽 발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3개월의 재활 기간이 필요해 아시안게임 엔트리도 탈락했다. 아직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하지 않았지만 10월 10일 삼성전 한 타석을 소화하며 키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키움은 전광판에 '고마웠어, 너의 앞날을 응원해!'라는 문구를 띄웠다.

이정후는 시즌이 종료되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 진출을 타진할 계획이다. 키움이 가을야구에 탈락한 가운데, 한동안 고척에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를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는 이정후의 툴을 20-80 스케일로 현재 컨택 60점 스피드 60점 수비 60점으로 측정했다. 60점은 플러스 등급이란 별칭으로 불리고 메이러지그에서 입지를 다진 A급 선수들의 주된 무기다. 미국 진출 당시 류현진의 체인지업도 플러스 등급으로 평가받았다.

팬그래프는 이정후가 컨택 70점·플러스-플러스 등급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리그에서 최고에 버금가는 수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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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황금세대의 시작, AG 야구 대표팀 4연패

한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에서 우승하며 대회 4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4연패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여론의 질타 속에 자체적으로 연령 제한을 도입하고, 아시안게임 동안 리그 파행을 막기 위해 팀당 최대 3명만 선발하는 강수를 뒀다. 에이스로 낙점됐던 이정후와 구창모, 이의리도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여러 악재가 겹쳐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하지만 실력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모든 의혹을 일소했다. 조별리그 3경기 포함 한국은 6경기 5승 1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투타 차세대 에이스를 발굴했다. 차기 국대 에이스 문동주, 차기 오승환 박영현, 대체 선수 신화 윤동희까지 수많은 얼굴이 등장했다.

한편 2028 LA 올림픽에서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새로운 황금세대가 LA를 정조준했다. 국제대회 연속 참사로 실망만 줬던 한국 야구다. 새로운 얼굴의 발견으로 다시금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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