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소화→1골 1도움' 손흥민, "한국 와서 경기 안 뛰는 것 용납할 수 없었어"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손흥민이 팬들을 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FIFA 랭킹 95위)과의 10월 A매치 평가전에서 6-0으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10월 A매치 일정을 연승으로 끝냈다.
시원한 승리였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이강인이 날카롭게 코너킥을 올려줬고, 김민재가 혼자 날아올라 헤더 슈팅을 날렸다. 베트남 골키퍼가 전혀 손을 쓰지 못하며 득점했다. 그리고 전반 26분, 중앙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재성이 황희찬에게 킬러패스를 배급했다. 황희찬이 수비수와의 경합을 잘 이겨낸 뒤에 침착하게 밀어 넣으면서 2-0을 만들었다.
한국이 추가골을 기록했다. 후반 6분, 손흥민이 자신이 좋아하는 페널티박스 45도 지역에서 파고들었다. 그리고 이재성과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에 중앙으로 볼을 연결했다. 조규성을 견제하던 민 쫑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서 자책골로 연결됐다.
격차는 계속 벌어졌다. 후반 15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황희찬과 페널티박스 앞에서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 논스톤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25분, 김진수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멋진 턴으로 베트남 수비를 완벽히 속였다. 황의조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다시 이강인에게 기회를 양보했다. 이강인의 왼발 슈팅은 깔끔하게 골망을 갈랐다. 마지막으로 후반 40분, 황의조가 시도한 슈팅이 굴절되면서 베트남 골키퍼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향했다. 골키퍼가 손을 뻗어봤지만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이를 예상한 정우영이 바로 앞에서 다시 밀어 넣었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이 방송 인터뷰에 등장했다. 손흥민은 "축구 선수로 살아가면서 부상은 어쩔 수 없이 끌고 가야 한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한국에 들어와서 팬들 앞에서 경기를 안 뛴다는 것 자체가 저 자신에 용납이 안 됐다. 감독님과 상의한 결과, 제가 뛴다고 얘기했다. 감독님도 그 결정을, 사실 제가 훈련을 잘 참가하지 못했는데도 이런 결정을 해주신 감독님과 존중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했는데, 찾아와준 팬들 덕분에 잘 치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사실 손흥민이 출전 여부를 두고 굉장한 화제가 됐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사타구니 쪽 탈장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여파는 2023-24시즌까지 이어졌고, 정상 컨디션이 아닌 채로 토트넘 훗스퍼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PL) 5경기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은 채 후반 도중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10월 A매치를 위해 지난 9일 파주 NFC에 소집됐고, 3일 동안은 회복 훈련에만 임했다. 경기 전날에서야 처음으로 팀 훈련에 합류했던 손흥민은 결국 앞선 튀니지전에서 교체 명단에만 포함됐다가 경기를 마쳤다.
손흥민은 베트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1골 1도움을 적립했다. 100%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이러한 경기를 펼쳤다는 것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이하 손흥민 방송사 인터뷰 일문일답]
Q. 없어도 될 거라고 했지만, 아직 필요한 것 같다. 소감은
A.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베트남을 무시하는 건 아니었다. 경기로서 상대를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부터 잘해서 경기를 쉽게 이끌었다. 많은 찬스를 못 넣은 건 숙제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칭찬을 받아야 한다. 제가 한 것보다 선수들의 공을 돌리고 싶다."
Q. 몸상태는, 발목도 아파 보였는데
A. "축구 선수로 살아가면서 부상은 어쩔 수 없이 끌고 가야 한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한국에 들어와서 팬들 앞에서 경기를 안 뛴다는 것 자체가 제 자신에 용납이 안 됐다. 감독님과 상의한 결과, 제가 뛴다고 얘기했다. 감독님도 그 결정을, 사실 제가 훈련을 잘 참가하지 못했는데도 이런 결정을 해주신 감독님과 존중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했는데, 찾아와준 팬들 덕분에 잘 치를 수 있었다."
Q. 다음부터 실전이다. 각오는
A. "승리를 많이 못 했다. 지금 3연승을 함으로써 선수들의 자신감이 상당이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이제 실전으로 돌아간다. 좋은 분위기를 선수들과 함께 아시안컵,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 첫 승이 늦었던 만큼, 좋은 결과와 월드컵 가는 과정을 같이 즐기고, 항상 행복할 수 없겠지만 행복할 때나 슬플 때나 같이 웃는 여정이 되면 좋겠다."
사진=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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