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지막 인텔 코어 i 시리즈, 14세대 인텔 코어 i9-14900K·i5-14600K
인텔은 지난 2008년, 1세대 코어 i7-950(코드명 블룸필드)을 시작으로 15년 간 코어 i를 브랜드 명으로 사용해 왔다. 이후 인텔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가장 앞에 세대를 붙이고, 그 뒤에 숫자로 세대 및 등급을 구분하는 식으로 이름을 정해왔는데, 14세대 인텔 코어 i 시리즈(코드명 랩터레이크-S)를 마지막으로 인텔 코어 i 시리즈의 브랜드 사용이 종료된다.
인텔은 랩터레이크-S 이후 출시되는 14세대 노트북 제품군(코드명 메테오 레이크)부터 코어에서 i를 제외하고 ‘코어 울트라’라는 이름을 사용할 예정이다. 3, 5, 7, 9 등 숫자로 성능을 구분하는 뉴메릭 마케팅은 유지하며, 모델명의 앞자리로 세대를 표기한다. 정확한 이름 구분은 코어 울트라가 등장하는 시점에 공개된다.
물론 인텔이 코어 i 시리즈를 종료한다고 해도, 최신 제품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14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데스크톱 프로세서는 12세대에서 처음 적용된 LGA 1700 소켓을 유지하며, 12세대에서 등장한 Z690 및 B660 메인보드는 물론 13세대와 등장한 Z790과 B760 역시 업데이트를 거쳐 그대로 쓸 수 있다. 구성 면에서는 효율 코어를 더 배치해 성능을 높이고, 인텔 애플리케이션 최적화로 작업 종류에 맞게 성능을 조정한다. MSI의 MPG Z790 엣지 와이파이(EDGE WIFI) 메인보드를 기반으로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성능과 향상점을 짚어본다.
마의 6GHz 돌파, 게이밍 및 작업 성능 ↑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코드명 랩터레이크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랩터레이크-S라는 코드명으로 부르게 된다.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일반 사용자용 프로세서로는 처음으로 오버클록 기능 없이 보증 속도 내에서 6GHz를 돌파하며, 새로운 인텔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XTU) 기능을 통해 성능을 더욱 세부조정할 수 있다. 코어 수는 최대 24코어까지 늘었으며, 효율 코어를 더 늘리고 L3 캐시를 늘려 다중 코어 기준 작업 성능은 최대 18%까지 상승했다.
17일 기준 출시되는 프로세서는 오버클록을 지원하는 K 버전, K 버전에서 내장 그래픽을 제외한 KF 두 가지 버전에서 총 여섯 개다. 프로세서는 8개의 성능 코어와 16개의 효율 코어로 총 32개 스레드를 갖춘 인텔 코어 i9-14900K, KF, 8개 성능 코어 및 12개 효율 코어를 갖춘 i7-14700K, KF, 6개 성능 코어 및 8개 효율 코어를 갖춘 i5-14600K, KF로 출시된다. 이중 6GHz는 인텔 코어 i9-14900K, KF에서 발열과 소비전력을 최적화해 터보 속도의 상한선을 더 끌어올리는 인텔 써멀 벨로시티 부스트 프리퀀시 기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리뷰는 MSI의 중견급 라인업인 MPG 시리즈의 MPG Z790 엣지 와이파이 메인보드에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7D91vH8 버전 바이오스를 설치해 진행했다. 14세대를 사용할 메인보드는 리뷰 제품처럼 제조사가 14세대 지원 업데이트를 제공해야만 사용할 수 있고, 제조사에 따라 소켓은 동일해도 지원되지 않을 수 있다. 메모리는 지스킬 DDR5-6000 트라이던트 Z5 16GB 두 개를 사용하였으며, 그래픽 카드는 인텔 아크 A770 리미티드 에디션 16GB 모델을 조합했다.
쿨러의 경우 열설계전력(TDP)를 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i9-14900K의 최대 열설계전력은 253W 수준으로 공랭식 쿨러로는 해소가 어렵다. i5-14600K는 181W 수준이어서 고성능 공랭식 쿨러로는 해볼만한 수준이다. 따라서 최소 280mm 수랭식 쿨러는 써야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으며, 리뷰에는 360mm 수랭식 쿨러인 에이수스 ROG 류진 III 360 ARGB 모델을 사용했다. 참고로 최고 성능의 수랭식 쿨러를 사용했음에도 부하 시 온도가 80도 중후반이었으니, 고부하 작업이 많을수록 고성능 쿨러를 권장한다.
생산성, 게이밍 성능 소폭 상승··· 큰 변화는 아니야
시스템의 생산성 성능을 확인해 보고자 밥코(BAPCo)의 크로스마크와 3D 렌더링 도구인 블렌더 기반의 블렌더 3.6 벤치마크를 각각 실행했다. 인텔 코어 i9-14900K가 크로스마크에서 획득한 점수는 전체 생산성 2431점, 창의성 3676점, 반응성 2678점으로 총합 2568점을 획득했다. 기준 점수가 1천 점인 PC와 비교하면 2.56배 빠른 작업 성능을 제공한다. 동일 테스트에서 인텔 코어 i5-14600K는 생산성 21725점, 창의성 2325점, 반응성 2306점으로 총 2255점을 획득했다.
블렌더 벤치마크는 특정한 장면을 렌더링 한 뒤, 분당 몇 프레임을 처리했는가를 기준으로 성능을 정의한다. 참고로 버전에 따라 점수 차이가 나기 때문에 3.6 버전의 결과만을 놓고 비교해야 한다. 해당 테스트에서 인텔 코어 i9-14900K의 결과는 도합 551.63점으로 AMD 라이젠 9 7950X3D와 동일하고,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3960X보다는 소폭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전작인 인텔 코어 i9-13900K의 515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점수 차이다.
실질 작업 성능은 어떨까. 오픈소스 기반의 동영상 인코딩 프로그램인 핸드브레이크를 활용해 2분 13초 길이의 1.79GB 4K영상을 최고 품질 FHD 30프레임 서라운드 규격으로 변환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해당 테스트에서 인텔 코어 i9-14900K는 1분 19초 만에 렌더링을 끝냈는데, 인텔 코어 i9-13900K가 1분 20초였던 점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지만, i9-12900K의 1분 39초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인텔 코어 i5-14600K는 동일한 테스트에서 1분 58초가 소요됐는데, 실사용 성능만 놓고 보자면 인텔 코어 i9-12900K나 13700K에 견줄 정도다.
게이밍 성능에서도 약간의 변화가 있다. 게이밍 데스크톱의 성능을 변별력 있게 구분하는 3D마크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와 타임스파이 테스트를 각각 진행했다. 해당 테스트에서 점수가 높게 나올수록 실사용 PC에서의 게이밍 성능도 높다. 인텔 코어 i9-14900K의 파이어 스트라이크 점수는 물리 점수 5만4410점, 타임스파이 CPU 점수는 2만1036점으로 확인된다. 인텔 코어 i9-14600K의 파이어 스트라이크 물리 점수는 3만8530점이다. 그래픽 점수의 경우 인텔 아크 A770의 점수이며, 그래픽 카드 종류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점수다.
과거 리뷰한 i9-12900K의 파이어 스트라이크 물리 점수는 4만3016점, 타임스파이 점수는 1만988점이며, i9-13900K의 파이어 스트라이크 물리 점수는 5만3529점이었다. 즉 게임 성능은 12세대에서 13세대로 올 때 큰 향상을 이뤘고, 13세대에서 14세대는 큰 변화는 없었다. 참고로 경쟁 제품인 AMD 라이젠 9 7950X의 파이어 스트라이크 물리 점수는 평균 4만5215점, 타임스파이 점수는 1만5526점 대다.
CPU 성능을 짚어보기 위해 3D마크에 내장된 CPU 프로파일 테스트를 진행했다. CPU 프로파일은 CPU 코어 각각의 성능을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인텔 코어 i9-14900K의 경우 1스레드 기준 1267점, 2스레드 2452점, 4스레드 4825점, 8스레드 8980점, 16스레스 1만2071점, 전체 32스레드에서 1만7143점으로 확인된다. AMD의 고성능 프로세서인 AMD 라이젠 9 7950X의 경우 1스레드 1111점, 2스레드 2189점, 4스레드 4272점, 8스레드 8026점, 16스레드 1만4499점, 32스레드 전체에서 1만6036점이 평균이다.
스레드 수가 낮은 부분에서는 인텔 코어 i9-14900K가 앞서고, 스레드 수가 높아질수록 라이젠 9 7950X가 유리해진다. 스레드 수는 둘 다 32개로 동일하지만, 인텔 기반 PC의 스레드 당 성능이 소폭 높기 때문에 멀티 코어 지원이 8코어 이하, 그리고 모든 코어를 다 활용하는 게임에서는 인텔이 유리하다. 반면 라이젠 기반 PC는 16스레드 이상을 지원하는 게임에서 유리하면서도 전체 최고 성능에서는 소폭 밀리는 상황이 된다.
따라서 게이밍 PC를 구성할 때의 최대 성능을 추구한다면 인텔 코어 i9-14900K쪽이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인텔 코어 i9-14900K가 AMD 라이젠 9 7950X보다 소비전력, 열설계 전력이 더 높은 점을 고려하면 무조건 이상적인 성능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결과다.
인공지능으로 성능 끌어올리는 인텔 XTU 프로그램
인텔 XTU는 윈도우 운영체제 상에서 CPU를 오버클럭하는 소프트웨어로, 오버클록 이외에도 시스템 모니터링과 부하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경우 메인보드의 바이오스에서 수동으로 정밀하게 CPU를 오버클록하는 경우를 선호하지만, 수동 입력이 어려운 초보자나 소프트웨어로 조작이 필요한 경우에 쓰면 된다. 해당 기능 자체는 8세대 인텔 코어부터 지원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새로 추가된 AI 어시스트 기능은 약 40초 가량의 사전 테스트를 진행해 시스템 성능과 잠재력을 파악하고, 인텔에서 보유한 데이터를 조합해 시스템 구성에 최적화된 설정 목록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제시된 예상값을 적용하거나, 수동으로 맞출 수 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현재 인텔 코어 i9-14900K 및 14900KF에서 우선 활용할 수 있는데, 프로그램 특성상 지원 범위는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LGA 1700 소켓··· 메인보드 보유했다면 관심 가질 만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12세대의 완성형이다. 효율 코어의 메모리와 개수를 더욱 늘려 성능을 올렸고, 동작 속도도 최대 6GHz까지 달성했다. 이전 세대 메인보드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DDR4 메모리도 쓸 수 있다. 바이오스 업데이트가 지원되는 Z690 메인보드를 갖고 있다면 업그레이드를 고려해볼 제품이다. 물론 K 시리즈 특성상 온도가 높게 유지되기 때문에 최소 280mm 2열 수랭식 쿨러가 필요하고, 고사양 작업이 많을수록 360mm 3열 수랭식 쿨러가 필요한 부분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6GHz는 최적의 냉각 조건에서 기대할 수 있다.
가격은 코어 i5-14600F가 319달러(약 43만 원대), 코어 i7-14700K가 409달러(55만 원대)다. 코어 i9-14900K는 589달러(79만 원대), 내장 그래픽 카드가 제외된 i9-14900KF는 564달러(76만 원대)다. 국내 출시 가격은 이보다 소폭 높을 것이다. 완전히 새 아키텍처를 적용하는 15세대 인텔 프로세서를 기다리겠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남았다. 지금 시점에서 고사양 LGA 1700 보드를 보유했다면 CPU 교체만으로 성능을 끌어올릴 기회이고, 최고 수준의 게임 및 작업용 데스크톱을 원할 경우에도 아쉬움 없는 선택지라고 본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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