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우려 속 풀타임→1골 1도움 맹활약...손흥민, "한국 와서 아예 안 뛰는 건 스스로 용납 불가"
[포포투=오종헌]
손흥민은 국내 축구팬들 앞에서 꼭 경기를 뛰고 싶은 의지를 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0월 A매치 친선경기에서 베트남에 6-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번 A매치 기간 튀니지전 4-0 완승에 이어 다시 한번 시원한 승리를 기록하며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최근 3연승을 달성했다.
이날 한국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조규성, 손흥민이 포진했고 황희찬, 박용우, 이재성, 이강인이 중원을 구축했다.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4백을 이뤘고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이에 맞선 베트남은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팜 뚜언 하이, 응우옌 호앙 득, 응우옌 딘 박이 3톱으로 나섰고 보 민 트룽, 도 훙 동, 응우옌 뚜언 아인, 쯔엉 티엔 탄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3백은 판 뚜언 타이, 부이 후앙 비엣 안, 두 유 맹이 호흡을 맞췄고 당 반 럼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 한국과 랭킹 95위 베트남의 맞대결이었다. 확실히 양 팀의 전력 차는 컸다. 한국은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려준 크로스를 김민재가 마무리했다. 김민재가 헤더를 시도했고, 어깨 맞고 살짝 굴절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베트남도 물러서지 않았고, 전반 중반 첫 슈팅을 만들었다. 전반 22분 도 훙 둥의 슈팅이 김민재에게 막혔다. 공이 우측으로 흘렀고 응우옌 딘 박이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조현우 골키퍼가 막아냈다. 이 슈팅 이후 베트남이 순간적으로 흐름을 탔다. 전반 23분 좌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민재가 끊어내지 못하며 뒤로 흘렀다. 이를 받은 쯔엉 티엔 탄이 감각적인 볼 컨트롤로 황희찬을 제친 뒤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스쳤다.
하지만 한국의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추가골이 나왔다. 전반 26분 손흥민이 내준 공을 이재성이 곧바로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연결했다. 이를 받은 황희찬이 문전으로 쇄도한 뒤 가볍게 밀어 넣었다. 전반전은 이대로 종료됐다.
후반전에도 여전히 분위기는 한국이 주도했다. 후반 6분 세 번째 골이 나왔다.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문전으로 침투하면서 이재성과 원투 패스를 주고 받았다. 순식간에 수비진을 뚫어낸 손흥민이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조규성이 받는 과정에서 상대 자책골이 됐다.
한국은 계속해서 격차를 벌렸다. 후반 15분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라인 부근에서 황희찬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은 뒤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득점 직후 경기가 재개된 상황에서 베트남에 변수가 발생했다. 베트남의 수비 진영에서 손흥민이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끊어냈다. 그 과정에서 부이 호앙 비엣 안이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수적 우세를 점한 한국은 후반 25분 5번째 득점을 넣었다. 황의조가 좌측에서 수비 다리 사이로 공을 빼냈다. 곧바로 컷백을 내줬고, 이를 손흥민이 침착하게 지켜냈다. 상대 선수가 태클도 흘려낸 뒤 이강인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강인은 예리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교체 투입된 정우영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1분 이강인의 침투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수비 맞고 굴절됐고 흘러나온 공을 정우영이 마무리했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6-0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경기 종료 후 방송 인터뷰를 진행한 손흥민은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좋았다. 그리고 상대가 누구든 존중하는 게 중요했다. 이른 시간 득점이 나오면서 경기를 쉽게 끌어갈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대승 소감을 밝혔다.
사실 손흥민은 이번 경기 출전이 확실하지 않았다.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로 A매치 기간 소집됐다. 실제로 지난 튀니지전은 결장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번 경기 선발로 나섰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력도 좋았다.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대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손흥민은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출전한 이유에 대해 "축구 선수로 살아가면서 부상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오늘 경기 출전 여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한국 팬분들 앞에서 경기를 안 뛰는 게 스스로 용납이 안 됐다.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는데도 출전을 허락해주신 감독님, 그리고 선수들에게 고맙다. 마지막으로 추운 날씨, 늦은 시간에 경기장 찾아주신 팬분들의 응원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클린스만호다. 11월 A매치 기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치른다. 그리고 1월에는 아시안컵이다. 손흥민은 "3연승을 하면서 자신감이 올라왔다. 이제 실전이다. 좋은 분위기를 월드컵 예선, 아시안컵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첫 승을 비교적 늦게 달성했는데, 앞으로 좋은 흐름 이어가고 싶다. 또 팬분들과 함께 즐기고, 함께 슬퍼하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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