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폐기물 시설 증설 논란’…“토양오염 심각, 사람·동식물에 지장”
[KBS 제주] [앵커]
금악리 폐기물 시설 증설 논란을 짚고 있는 탐사K는 이 업체 슬러지 야적지 인근 수질이 하수보다 나쁘다는 충격적인 분석 결과를 보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결과 토양 오염도 심각했습니다.
지하수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올 정도입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처리하지 않은 하수와 가축분뇨 슬러지 수천여 톤을 시설 내부가 아닌, 야외에 쌓아놓으며 환경 법규 위반으로 여러 차례 적발된 이 업체, 슬러지를 옮기는 과정이나 기계 오류로 잠시 야외에 둔 것뿐이라는 주장은 사실일까?
위성사진을 확인해봤습니다.
2015년부터 업체 옆 야초지에 무언가 쌓여 있는 형태가 포착됩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검정색 차광막으로 덮어 놓은 모양이 더 선명합니다.
위성사진에 나타난 업체의 야적 기간만 3년, 2020년엔 하수 슬러지 1,200여 톤과 하수 슬러지를 섞은 퇴비인 부숙토 8천여 톤을 야적했다 적발됐습니다.
하수 슬러지 등을 쌓아뒀던 야적지를 찾았습니다.
일반 야초지와 달리, 늪처럼 발이 움푹움푹 빠집니다.
토양 곳곳은 악취와 기름띠가 가득하고, 위성사진에서 슬러지 등을 덮었던 것으로 보이는 차양막도 나옵니다.
이 야적지는 인근 이시돌목장 측 소유로, 2001년 업체 측의 요구로 맞교환해 준 땅입니다.
[손종률/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 축산사업부장 : "나중에 저희가 여기서 다시 경작하려 해도 이 상태로는 못해요."]
실제 토양의 상태는 어떨까?
취재진은 위성사진으로 파악된 야적지 2곳과 비교군으로 야적지가 아닌 지점 1곳에서 토양 1kg씩을 채취해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한 달가량의 건조와 중금속 검사 등을 거쳐 나온 토양 오염도는 심각했습니다.
야적지 2곳의 토양에서 검출된 구리, 토양환경보전법 상 목장용지에서 사람의 건강과 동식물 생육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오염기준보다 모두 높았고, 한 곳에선 아연이 4배 이상 높게 나왔습니다.
반면, 야적지 아닌 지점의 토질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진근/교수/제주대학교 환경공학과 : "가축분뇨가 적정히 처리가 안 되고 토양에 투기가 된다든지 하면 (구리, 아연) 농도가 높게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가 내릴 때마다 지하수와 식물 등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입니다.
[김진근/교수/제주대학교 환경공학과 : "(토양오염은) 지하수 오염에 영향을 줄 수 있고요. 이게 농경지의 경우에는 또 식물에 축적될 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생명수 보전 차원에서 오염원 관리는 철저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 해당 업체가 서귀포지역 공공하수처리장 5곳의 슬러지 처리를 맡으며 최근 3년간 제주도로부터 받은 처리 비용은 140억 원을 넘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가:강재윤/그래픽:조하연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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