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원짜리 이 차, 반값에 샀는데”…보조금 바닥나자 판매 반토막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10. 1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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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월평균 4400대 팔리다
8월부터 2000대 수준 반토막
전국 지자체 56곳 보조금 소진
현대자동차 포터2 일렉트릭 [현대차]
국내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두 자릿수 비율로 늘었던 1t 전기 화물차 수요가 지난 8월부터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책정한 전기 화물차 구매 보조금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자 신규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지자체 세 곳 중 한 곳은 전기 화물차 보조금이 소진된 상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포터2 일렉트릭, 기아 봉고3 EV(전기차) 등 1t급 소형 화물차가 올해 1~7월 월평균 4408대씩 팔리다 지난 8월에는 1981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고, 9월 판매량은 2046대에 머물렀다. 최근 두 달 사이 전기 포터·봉고판매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국고·지자체 보조금을 지원받아 올해 출고된 전기 화물차는 이날 기준 3만5410대로, 지난해 연간 물량(1만5319대)의 2배를 넘겼다. 전국 161개 지자체의 민간 대상 전기 화물차 구매 보조금 집행률은 77%에 이른다. 올해 보조금이 지원되는 전기 화물차 4만6632대 중 접수 잔여 대수는 1만705대(23%)뿐이다.

이미 경기 화성시·남양주시, 충남 천안시, 경남 김해시 등 전국 56개 시·군에선 전기 화물차 구매 보조금이 모두 집행된 상태다. 이를 포함해 보조금 잔여 물량이 10% 이하인 지자체는 총 81곳으로, 이달 중 전국 지자체 절반가량이 전기 화물차 보조금을 다 쓸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봉고3 EV. [사진 출처=기아]
국내 소형 화물차 시장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생계형 수요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기 승용차에 비해 전기 화물차에 더 많은 액수의 보조금이 할당되고 있는 이유다. 포터2 일렉트릭은 판매 가격이 406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구매 지원금은 국고 보조금 1200만원에 지자체별 보조금을 합해 2000만원 안팎에 달한다. 포터2 일렉트릭의 지자체별 보조금은 서울 400만원, 화성 800만원, 천안 900만원 등이다.

현재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국비·지방비 매칭 펀드로 방식으로 구성된다. 특정 지역에서 지자체 보조금이 모두 떨어지면, 국비가 남았더라도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체계다. 지자체 보조금 없이 국고 보조금만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선 이듬해까지 기다려야 한다. 보조금 예산이 책정되는 연초에 전기차 신규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에도 전기 포터·봉고는 지자체별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되기 시작하면서 11월부터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전기 화물차 수요가 급증한 올해는 판매량 둔화 시점이 3개월 앞당겨졌다.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디젤 트럭 퇴출 정책에 따라 지난 6월부터 포터·봉고 디젤 모델 신규 주문이 제한된 점도 전기 화물차 시장 급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4대 중 1대는 화물차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누적 50만1485대로 집계됐고, 이 중 화물차는 11만7546대(23.4%)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 화물차 누적 등록 대수는 지난해 9월 말 7만3810대에서 1년 만에 59.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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