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환호 받으며 베트남 애제자들과 포옹 "더 발전 했으면"(종합)

베트남 축구 진일보 시킨 영웅
한국-베트남 평가전에서 양팀 선수들 격려

(수원·서울=뉴스1) 이재상 안영준 기자 =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사령탑 박항서 감독이 환호 속에 애제자들과 재회하며 정겹게 인사를 나눴다.

박항서 감독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베트남의 A매치에 앞서 양 팀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국은 이날 수적인 우위 속에 김민재, 황희찬, 손흥민 등의 릴레이골로 베트남을 6-0으로 완파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영웅이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 1월까지 베트남과 베트남 U23 대표팀 감독을 맡아 스즈키컵 우승,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 등의 성과를 냈다.

박 감독의 부임 시절 베트남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등 큰 성장을 이룬 도두이만은 앞서 박 감독이 격려를 온다는 소식에 "박 감독님이 오시면 우리 선수단은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던 바 있다.

이날 박 감독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선수들 뿐 아니라 경기장을 찾은 베트남 팬들도 환호로 반겼다.

박 감독은 경기 전 도열한 양 팀 선수들과 악수를 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베트남 사령탑 시절 애제자였던 당반람과 도두이만 등 친분이 깊은 선수들과는 가볍게 어깨를 툭 치거나 뺨을 어루만지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어 박 감독은 한국의 손흥민과 이강인 등과도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박 감독은 하프타임을 마친 뒤 중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같이 있었던 선수들을 한국에서 보니 반갑고 기쁘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에게 이날 한국전이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내가 있을 때도 23세 이하나 연령별 대표팀은 해봤으나 A매치는 없었다. 베트남의 경우 수비에 대한 문제점이 많이 노출될 텐데 이 경기를 통해서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박 감독은 앞으로도 베트남 제자들의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덕담도 건넸다.

그는 "지금 베트남 대표팀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민첩하고 투쟁력이 있다"며 "(베트남의) 트루시에 감독도 능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자기 색깔이 나올 것이다. 베트남 축구가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한국과 베트남이 아닌 제3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도 전했다.

그는 "항상 이야기 했던 것처럼 한국에서는 현장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지금 베트남에서는 어린이 교실을 하고 있는데 제3국에서 여건이나 조건이 맞으면 (감독을 더) 해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