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셀프 처방’…관리 사각지대

이형관 2023. 10. 1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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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마약류 의약품을 본인이나 가족 이름으로 자신에게 처방하는 의사들의 이른바 '셀프 처방'이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의사 본인뿐만 아니라 환자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해의 한 알코올 중독 치료 전문 병원입니다.

지난 6월, 경찰은 이 병원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병원 소속 40대 의사 A씨가 2년 6개월 동안, 본인이나 가족 이름 등으로 마약류 의약품을 '셀프 처방'해 상습 투약했다는 제보 때문입니다.

처방 횟수는 4백여 차례, A씨가 투약한 '미다졸람'은 내시경 검사나 수술 직전 주로 쓰이는 수면 마취제였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병원) 압수수색을 했거든요. (마약류 관리법 위반), 이제 그 혐의를 밝히기 위해서 (수사를) 하는 거죠."]

마약류 의약품 '셀프 처방'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3년 5개월 동안 자신의 처방권을 이용해 마약류 의약품을 본인에게 '셀프 처방'한 의사는 2만 9천여 명, 국내서 활동 중인 의사 14만 명 가운데 11%에 이르는 수치로, 이들이 처방받은 알약만 320만 정이 넘습니다.

마약류 의약품 '셀프 처방' 이력이 있는 의사 4명 가운데 1명은 3년 이상 '셀프 처방'을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남용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최연숙/국회 보건복지위원/국민의힘 : "의사가 마약류 오·남용을 하게 되면 환자의 진료권이 침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의 마약류 셀프 처방 제한과 같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 1월, 국회에서는 마약류에 한해 의사들의 본인 처방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그래픽:조지영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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