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침수 피해 석 달…농작물·농심 수해 상처 ‘그대로’
[KBS 청주] [앵커]
청주 미호강 임시 제방 붕괴로 큰 피해를 본 농가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물에 잠긴 농작물이 더디게 자란데다 농기계도 성한 게 거의 없는데 정부 지원마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농민들이 호소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도 비닐하우스가 텅 비었습니다.
성인 키 높이 포도 나무에는 포도알 대신 진흙이 여전합니다.
수해 직후 심은 나무는 한 달 새 말라 비틀어졌는데 진흙물이 재배 환경을 온통 뒤집어 놓았기 때문으로 추정합니다.
[김영태/포도 재배 농가 : "다 따서 버려야 해요, 하나도 못 먹고. 물에 다 잠기니까 더 이상 크지도 않고 말라 죽고."]
인근의 또 다른 농가.
지난 여름 수확했어야 할 오이는 한 번 갈아엎고 새로 심어 이제야 손가락 크기만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1,000만 원이 훌쩍 넘는 열풍기 두 대가 하루아침에 고물이 되면서 앞으로 다가올 겨울이 당장 걱정입니다.
[전명택/오이 재배 농가 : "설마 여기까지 물이 찰까 상상도 못 한 거예요. 농작물을 얼마나 애써 길렀는데."]
침수 피해를 입은 농기계 대부분은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
그러나 대규모 농가는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의 농기계 임대지원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농기계 지원금을 아직도 받지 못해 삼삼오오 돈을 모아 농기계를 산 농가들도 있습니다.
피해 복구가 더딘 가운데 지원도 늦어지고 있어 피해 농가들의 마음은 타들어 갑니다.
[장찬교/오송 수해참사 피해주민 보상대책위원장 : "역사 이래 처음으로 홍수 피해를 본 것입니다. 눈 같은 데가 오염돼서 싹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 같고."]
피해 농가들은 행복청의 부실 대처가 미호강 임시 제방 붕괴의 원인인 만큼 정부가 농가 피해를 온전히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이유진 기자 (reason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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