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워스트였던 손흥민, 후반 1골1도움1자책골 유도[한국-베트남]

[수원=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손흥민 안전제일'이라는 응원 걸개가 걸렸다. 팬들은 부상이 있는 손흥민에 대해 우려했다.

전반전은 정말 손흥민이 매우 좋지 못했다. 동료들이 만든 모든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후반전 손흥민은 1골에 1도움, 1자책골 유도까지 모든 것을 해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경기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0월 A매치 베트남과의 평가전에서 6-0으로 대승했다.

전반 6분만에 오른쪽 코너킥을 이강인이 왼발로 감아올렸고 문전에서 김민재 혼자 날아올라 헤딩 선제골을 가져간 한국. 전반 27분에는 이재성이 중원에서 불안한 자세에도 절묘한 왼발 스루패스를 전방으로 찔렀고 박스 안 왼쪽 중앙으로 달려가 공을 받은 황희찬이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6분 손흥민이 중앙에서 이재성과의 2대1패스 후 박스 안 왼쪽에서 문전으로 오른발 패스했고 조규성과 경합하던 수비의 발에 맞고 자책골이 돼 3-0이 됐다. 후반 15분에는 오른쪽에서 낮은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왼쪽에 있던 황희찬과 2대1 패스를 이어받아 박스 안에서 오른발 낮은 슈팅으로 4-0을 만들었다.

베트남은 네 번째 실점 직후 한국의 공격에서 손흥민에게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백태클을 하다 퇴장까지 당했고 후반 25분 한국은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의 박스 안에서 왼발 슛까지 골이 됐다. 후반 41분에는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슈팅한 것이 수비 굴절돼 골키퍼가 넘어진 상황에서 겨우 막은 것을 문전 쇄도한 정우영이 리바운드 공을 밀어넣어 6-0을 완성했다.

이날 경기 원정석에는 한국 선수들을 위한 응원 걸개가 대거 걸렸다. 이강인, 조규성, 황희찬, 손흥민 등을 응원하는 글귀들이 있었는데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을 두고 '더 코리안 가이'라고 했다가 황희찬의 골에 패해 유명해진 '더 코리안 가이' 글귀가 눈에 띄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 '손흥민 안전제일'. 공사장에서 쓰이는 '안전제일' 마크와 글귀를 가져와 부상 속에서도 계속 경기 중인 손흥민의 건강을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열린 튀니지전에서도 손흥민은 아예 벤치만 지키고 경기에 나오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이날 경기에 나올 것인지 기대를 모았고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전반전의 손흥민은 매우 좋지 못했다. 몸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지 많은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슈팅이 하늘 위로 날아갔고 옆으로 빗나갔다.

심기일전한 손흥민은 후반전 1골1도움에 자책골까지 유도하며 후반전을 완전히 지배했다. 후반 6분 자책골 유도 때는 이재성과의 호흡을 통해 왼쪽을 완전히 허물어 자책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후 이번에는 황희찬과의 2대1패스를 통해 양쪽에서 수비가 달려들어도 정확히 슈팅해내며 답답했던 득점을 드디어 해냈고 후반 25분에는 이강인과 좋은 2대1패스를 해 이강인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냉정하게 전반전 워스트 선수였던 손흥민. 클래스는 영원했고 후반전 그 클래스를 보여주며 한국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