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예방장치 필요없다”더니…급발진 방지 특허는 보유
[앵커]
이런 급발진 의심 사고는 최근 5년 동안 국토부에 130건 넘게 접수됐습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이 차량 결함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 뿐입니다.
급발진 의심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차량 제조사인 현대차 역시 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는 사실상 일어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현대차가 급발진을 예방할 수 있다는 기술을 개발했고, 관련 특허까지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지숙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정지신호를 그냥 지나치는 승용차, 과속 방지턱에서도 속도는 줄지 않고 결국,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서 뒤집힙니다.
이 차량의 사고 기록장치, EDR 분석 결과입니다.
충돌 직전까지 가속페달이 99% 작동 중이었고, 브레이크 페달은 미작동 상태입니다.
사고상황을 보면 나올 수 없는 데이터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박병일/자동차 명장 : "둔턱을 넘어갈 때마다 액셀 페달의 변동량이 달라져야 하거든요. 하나도 변동이 안 됐어요. 이거는 신이나 만들 수 있는 데이터지…"]
급발진 사고원인을 분석할 때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지만, 여전히 차량결함 여부를 따질 경우엔 EDR을 핵심증거로 활용합니다.
이를 근거로 제조사인 현대차도 차량 문제로는 급발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러다보니 별도의 사고 예방장치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그러나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 목록에선 급발진 방지 특허가 10건 넘게 확인됩니다.
엔진 오동작에 의한 급발진을 제어하고, 통신네트워크가 고장난 경우 엔진 출력을 정지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엔진이 잘못 작동하면 급발진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내부적으론 차량 결함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합니다.
[김필수/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자동차 급발진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해 주는, 예방해 주는 특허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기술이 얼마나 적용됐는지도 살펴봤더니, 11건 가운데 5건 절반이 되질 않습니다.
[김정재/국회 국토교통위원/국민의힘 :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차량 결함의 가능성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안전한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만큼 하루빨리 상용화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차는 급발진 방지를 주목적으로 하는 특허는 없고, 급발진이란 단어만으로 해당 기술을 예방장치와 연관 짓는 건 무리가 있다고 해명합니다.
또 보유 특허는 효과 등을 충분히 따져보고 차량에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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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jskim8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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